단속도 안 통하는 전통..베이징을 숨막히게 한 '춘제 폭죽놀이'
공장 배출·대기 정체도 영향
[경향신문]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전후로 베이징 일대의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춘제 풍습인 폭죽놀이가 각종 오염물질을 뿜어낸 데다 대기 정체가 더해지면서 공기질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인민일보와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 톈진, 허베이(河北)성을 뜻하는 징진지(京津冀) 지역은 지난 10일부터 대기질 악화가 뚜렷해지기 시작해 12일부터 14일 오전까지 대기질 지수가 ‘중(重)오염’까지 치솟았다. 중오염은 공기질 지수(AQI) 수치가 201~300 사이로, 중국 환경당국의 대기질 5단계 중 4번째로 높다.
이번 춘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는 폭죽놀이가 지목됐다.
베이징시 생태환경감측센터 발표에 따르면 11~12일 폭죽놀이와 관련된 칼륨이온, 마그네슘이온 등의 농도는 평소 ‘중오염’ 때와 비교해 6배 정도 높았다. 폭죽소리와 불꽃이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는 중국인들은 춘제 전날 저녁부터 당일 새벽까지 폭죽놀이를 한다. 공기오염과 화재 위험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에서 폭죽놀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단속을 피해 몰래 이뤄지고 있다. 베이징 기상대의 전문가 장밍잉은 건강시보와 인터뷰하면서 “춘제 기간 중 폭죽놀이 때문에 대기오염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춘제 기간에도 계속 가동된 화력발전 및 철강·석유화학·유리·제약 공장 등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고온이 지속되면서 대기 순환 정체가 발생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중앙기상대 수석예보관인 구이하이린은 신경보에 “올해 춘제 기간 베이징 주변은 고온·고습으로 인한 최악의 대기 정체 현상을 빚었다”고 밝혔다. 특히 11일과 12일에는 평균 상대 습도가 60%를 넘었다. 오염물질이 축적되고 2차 미세먼지가 생성되기 쉬운 조건에 해당한다. 구이 예보관은 “이는 대기 중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이 물리·화학 반응을 거쳐 미세먼지인 황산염, 질산염으로 전환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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