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냐, 거품 끝판왕이냐..갈림길 선 비트코인
[경향신문]
3일 연속 5000만원 뚫고 ‘최고가’
금융권서 관련 시스템 구축 시사
‘합법적 자산 인정’ 기대 몰리지만
과도한 변동성·규제 여부는 변수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비트코인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유력 금융기관들까지 투자 의향을 밝히는 등 비트코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발표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사상 최대의 거품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14일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5240만원선(오후 3시15분 기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종가 5065만6000원을 기록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연속 종가가 5000만원을 넘었다. 미국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는 14일 개당 4만7000달러선을 유지했다.
최근 비트코인 급등의 주된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실시 중인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가 지난 8일(현지시간) 15억달러(약 1조6755억원)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사실을 공시하면서 불이 붙었다.
대형 카드사와 대형 은행도 열풍에 합세했다. 마스터카드는 테슬라 발표 이틀 뒤인 지난 10일 올해 안에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다음날엔 글로벌 수탁은행인 BNY멜론은행이 자산운용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가상자산의 보유·이전·발행 업무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통 은행에서 가상자산을 주요 자산으로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유명 래퍼 제이지와 함께 2360만달러(약 261억2000만원)어치의 비트코인을 기부해 인도와 아프리카의 비트코인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며 관심을 모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산하 자산운용사 역시 비트코인 투자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유력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잇따라 인정하면서 비트코인이 메인스트림(주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루퍼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 덩컨 매킨스는 FT에 “비트코인이 그늘에서 벗어나 제도권 기관의 선택을 받고 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의 합법적인 대체 자산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의 안정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지난해 말과 비교해 60%가량 폭등했다. 비트코인은 2017년 2만달러(약 2200만원)선을 넘어서며 당시 최고가를 기록하다가 중국의 가상통화 단속으로 그해 12월에는 3200달러(약 350만원)선으로 폭락한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의 팀 레인 부총재는 “최근의 비트코인 급등은 유명 인사의 트위터 한 줄이 가격을 급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이라기보다는 투기 광풍”이라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비트코인 급등 현상에 대해 “모든 투기의 어머니”라고 언급했다.
규제 변수도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불법 금융에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내재적 가치가 없는데 제한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약속만 있다면서 비트코인 열풍을 1630년대 ‘네덜란드 튤립 광풍’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지적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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