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울린 임대차법 "전세 줄고 반전세 늘었다"

임대차 3법 / 사진제공=뉴스1

작년 새로운 주택임대차보호법 이후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총 7만5684건 중 월세를 낀 거래는 2만4909건으로, 전체의 32.9%를 차지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 6개월(지난해 2∼7월)간 월세 낀 거래 비율이 28.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흔히 반전세라고 부르는 월세 낀 거래에는 임대차계약 중 순수 보증금만 있는 전세를 제외하고, 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와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가 포함된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 1년 간 반전세 거래 비중이 30%를 웃돈 적은 작년 4월(32.5%) 한 달 뿐이었지만 법 시행 후 6개월 동안은 작년 10월(29.6%)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3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반전세 비율은 작년 8월 30.6%에서 9월 32.6%로 늘었고, 11월에는 40.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12월 32.7%, 올해 1월 31.8% 등으로 소폭 줄었다.

특히 고가 전세가 집중된 강남권의 반전세 증가세가 뚜렷했다. 서초구에서는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작년 7월 반전세 비율이 28.5%였지만 8월에는 33.8%로 올라갔고 11월에는 50.5%까지 치솟았다. 송파구도 지난해 8월 반전세 비율이 45.7%로 크게 늘었다.

반전세 비율이 늘면서 월 임대료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 반전세 시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3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박석고개(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59㎡ 역시 작년 5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80만원에서 지난달 보증금 1억50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으로 임대차 계약기간이 사실상 2년에서 4년으로 늘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겼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등으로 늘어난 세금 부담을 월세로 해결하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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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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