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후보 적합도, 벌어지는 '우·박' 격차..'토론배틀' 변수는?

김원철 2021. 2. 1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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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보궐선거]

우상호·박영선 더불어민주딩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오후 홍대 순수복합 예술공간 그늘에서 청년창업 및 일자리 간담회를 하기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투표(2월26~3월1일)를 앞두고 후보자 간 토론이 시작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영선 예비후보가 여권 후보 적합도에서 우상호 예비후보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흐름이다. 하지만 당 대변인 출신인 우 후보가 “박 후보에 대한 정책검증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방송국 앵커 출신인 박 후보와의 불꽃 튀는 토론전이 예상된다.

우상호 후보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박영선 후보의 정책을 검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 “박영선 공약 민주당답지 않아”

우 후보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영선 후보가 발표한 공약들은 구체성이 결여된 추상적 영역에 머물러 있어 날카롭게 정책 역량 검증을 시작하겠다”며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경선이 보름밖에 남지 않는 지금까지 21분 도시, 수직 정원 등 한정된 분야 외에 이렇다 할 방안들이 없다”며 “천만 서울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시장에 나선 후보라면 시정 전반에 걸친 구상을 발표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지적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공약을 두고 ‘특정 분야에 국한된 빈약한 공약’, ‘주 4.5일제 입장 번복에 대한 신뢰성’, ‘협치 서울에 부족한 후보’ 등 세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고 박 후보의 답변을 공식 요청했다.

우 후보는 최근 박 후보가 서울역을 방문해 ‘주 4.5일제 도입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밝힌 데 대해 “주 52시간제 도입에 반대한 분이 느닷없이 5일도 아닌 4.5일제를 주장하고 나섰다”며 “과거의 발언을 수시로 바꾸는 일관성 없는 행보로는 정책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이달 초 서울 창동 차량기지를 방문해 ‘평당 1000만원의 반값 공공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비판하자 다음 날 철회한 점을 언급하며 “서울시 행정은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등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데 협력과 소통의 도시 정책을 펼치기에 부족한 후보가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도 말했다.

박영선 후보가 14일 서울 강동구 둔촌도서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비전 토론, 판세 흔들까

우 후보의 이런 공세는 박 후보에 밀리는 판세와 무관하지 않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일 발표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박 후보가 26.2%를 얻어 여야 후보 통틀어 1위였지만, 우 후보는 7.7%에 그쳤다. 여권 후보군만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박 후보(32.8%)와 우 후보(11.7%)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우 후보는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박 전 시장의 아내가 쓴 손편지에 공감하는 글을 올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우 후보는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판세를 뒤집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는 주로 쟁점을 만들지 않는 선거 방식을 유지하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세다. 나는 그간 정책 발표회를 이어왔다. 정책 검증 과정에서 내용이 비교되면 전세를 역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후보 쪽은 박 후보 정책 비판을 통해 ‘누가 민주당다운 후보인가’를 토론에서 쟁점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본선 경쟁력을 앞세워 당내 경선을 넘겠다는 박 후보 쪽은 대응을 삼갔다. 이날 우 후보의 공세에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집권 정당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텔레비전 토론에서 충분히 토론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짧은 입장만 내놨다.

텔레비전 토론이 경선 결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당 관계자는 “텔레비전 토론이 중요하지만 두 후보 간 격차가 많이 벌어져서 관심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인사는 “두 후보 모두 방송에 최적화된 달변가들이다. 텔레비전 토론을 통해 발언들이 화제가 되면 판세를 흔들 수 있다. 선거에서 2주는 긴 기간이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15일(문화방송), 17일(연합뉴스 티브이), 25일(한국방송) 세 차례 텔레비전 토론을 한다. 경선 결과는 새달 1일 발표된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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