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 넘어 '공동시정'까지.. 중도층 '구애' 노림수

서진욱 기자 2021. 2. 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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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공동 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나경원·오세훈 '공동시정' 제안 안철수·금태섭 '긍정적' 반응━안 대표는 14일 서울 명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의 공동 시정 제안에 "저는 초기부터 범야권의 인재를 널릴 등용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단일화에 대해 의지가 있고 진정성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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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오른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중앙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뉴스1.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공동 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선거 이후 야권 확장을 위한 중심축이 되겠다는 구상인 동시에,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림수다. 제3지대 단일화를 추진 중인 안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나경원·오세훈 '공동시정' 제안… 안철수·금태섭 '긍정적' 반응
안 대표는 14일 서울 명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의 공동 시정 제안에 "저는 초기부터 범야권의 인재를 널릴 등용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단일화에 대해 의지가 있고 진정성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 역시 이날 오후 남산 국립극장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가 일관되게 주장했던 협치와 통합의 정신이 살아나는것 같아서 반갑고 환영한다"며 "선거공학을 넘어서 선거 후에도 협치가 이뤄질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13일 "안 대표와 서울시 공동 운영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역시 공동 시정에 공감하면서 '자유주의 상식 연합' 구성을 제안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금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안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야권 단일화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뉴스1.

중도층 표심 공략, 단일효과 극대화 의도… 민주당 "나눠먹기" 비판
이들의 공동 시정 제안은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100%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본경선, 야권의 최종 단일화 경선 모두 중도층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냐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동 시정 제안으로 제3지대 지지자들을 향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최종 단일화 이후 중도층의 이탈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렸다. 최종 단일후보가 야권 후보로 분명한 경쟁력을 갖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공동 시정은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해 11월 야권 재편을 위한 혁신 플랫폼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보수와 중도뿐 아니라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 지지자들까지 포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것이다. 제1야당 국민의힘 체제론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분석에 근거했다.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안 대표의 제안을 '신당 창당' 제안으로 해석하며 단칼에 거절한 바 있다. 다만 최종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 시정을 연계할 경우, 이를 계기로 혁신 플랫폼 구성 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은 야권의 공동 시정 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울시 나눠먹기"라며 "1년 남짓한 서울시장 임기를 수개월씩 돌아가면서 하겠다는 뜻인지, 서울 동작을 시장 나경원·광진을 시장 오세훈·노원병 시장 안철수로 시정을 나눠서 하겠다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는 천만 시민의 것이지 야권 후보자들의 사적인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서울시가 야권 후보들의 생일 케이크가 아니다. 선거 전부터 누가 돼도 함께 나눠 먹자고 약속하는 모습이 시민들 보기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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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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