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민주당답지 않아" 공약 비판에 박영선 "민주당다운게 무슨 말?"
[경향신문]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자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이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름다운 경쟁’을 강조해 온 우상호 예비후보가 14일 박영선 예비후보의 핵심 공약을 두고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하자 박 후보가 “민주당답다는게 무슨 말인가”라고 받아치면서다. 그간 각자의 정책 발표에 치중하며 서로에 대한 비판을 삼갔지만, 앞으로 보름 간의 경선 기간에 상호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민주당 경선 후보인 박영선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정책 검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핵심 공약들을 두고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우 후보는 먼저 박 후보의 1호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 방안에 대해 “민주당다운 공약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우 후보는 “특정 분야에 국한된 빈약한 공약”이라며 “노동, 일자리, 환경, 강남북 균형발전, 불평등과 격차해소 방안 등 서울시민 전체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들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가 시사한 ‘주 4.5일제 도입’과 관련해서 우 후보는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박 후보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주 52시간제 법안에 찬성 투표한 것을 반성하고 있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과거의 발언을 바꾸는 일관성 없는 행보”라고 말했다.
우 후보는 또한 “박 후보는 이달 초 창동 차량기지를 방문해 평당 1000만원 공공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발표 직후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당혹스러워하는 입장을 내자 다음 날 정책을 급히 수정했다”고 말했다. “협력과 소통의 도시정책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후보”라는 비판이었다.
우 후보의 공세는 박 후보에 뒤진 지지율 반등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최종 후보선출 시점까지 보름을 남겨둔 상황에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우 후보는 “박 후보는 쟁점을 만들지 않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세”라며 “정책검증 과정에서 각 후보 내용들이 비교되면 전세를 역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와의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박 후보는 “민주당답다는 게 무슨 말인지 되묻고 싶다”며 “우리는 집권 정당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TV토론에서 충분히 토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우 후보와의 관계를 ‘누나·동생 사이’라고 강조하며 우 후보에 대한 비판을 삼가왔다.
남은 경선 기간 동안 두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는 당장 오는 15일과 17일 TV토론에서 맞붙는다. 민주당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선투표를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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