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코로나 환자 첫 사망..비만·당뇨 앓는 젊은층, 예상보다 위험
젊은 확진자 주변인도 위험에..젊은층 감염 늘면 시차두고 고령 환자도 증가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젊은층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젊은 환자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부산 굿힐링병원에서 20대 코로나19 확진자가 사망했다. 국내에선 코로나19 사망자가 고령자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20대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사례다.
해외에서도 20대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률은 고령자에 비해 상당히 낮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65세~74세 고령자는 18세~29세 코로나19 환자들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90배나 높다. 이러한 추세는 고령으로 갈수록 더 높아진다. 75세~84세의 경우 220배, 85세 이상 코로나19 환자들은 18~29세 코로나19 환자들에 비해 사망확률이 630배나 높다.
젊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1월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는 20대 성인 2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 사망한 40대 미만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14명이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청년들의 피해 사례가 상당수 보고됐다.
◇비만·당뇨·고혈압 등 기저질환 있으면 35세~64세 환자와 위험수준 비슷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했던 지난여름, 30세 미만 코로나19 환자들은 전체 환자들의 20%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2020년 9월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게재된 연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18세~34세 성인 3222명 중 21%는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10%는 자가 호흡이 힘들어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또한 88명이 사망해 18세~34세 조사 대상자 3000여명 중 사망률은 2.7%를 기록했다.
청년 코로나19 환자들 중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았다. JAMA 게재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28.3세였다. 그 중 36.8%인 1187명이 비만이었으며 789명은 병적 비만환자였다. 또한 당뇨 환자는 18.2%였으며 고혈압 환자들의 비율은 16.1%로 나타났다.
다만 당뇨는 청년 코로나19 환자들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였으나 변수를 조정한 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입증하는데는 실패했다.
특히 3222명 중 사망했거나 인공호흡 치료를 받은 환자들 343명 중 40.8%인 140명은 심각한 병적 비만 환자였다. 병적 비만은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으로 관련 질병의 위험이 심각하게 높은 고도비만자들을 말한다.
비만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시 심부 정맥에서의 혈전 발생 및 과도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파종성혈관 내 응고 상태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으로 횡경막 움직임에 방해를 받아 폐 기능에 악영향을 줘 코로나19 증상 중 하나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 나타났을때 환자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연구진은 병적 비만, 고혈압 및 당뇨 등이 있는 쳥년 코로나19 환자들은 해당 기저질환이 없는 35세~64세 성인 코로나19 환자들과 비슷한 수준의 사망 및 중증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HIV보다 젊은 성인에 더 큰 위험
지난 2020년 12월 미국에서 공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또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이즈)보다 코로나19가 젊은 성인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HIV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시기 중 하나인 1995년, 25세~44세 미국 성인들의 19%가 HIV감염으로 사망했다. 당시 한 달에 사망한 25세~44세 성인들은 대략 1만3000명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지난여름 미국 내 같은 연령대의 사망자 수는 1만6000명, 가을에 들어서는 조금 줄어든 약 1만5000명이 매달 사망했다.
또한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25세~44세 미국 성인들의 사망자 수는 7만6088명으로, 당초 예상 사망자 6만4189보다 1만1899명이 더 사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기간 중 코로나19로 사망한 25세~44세 성인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4535명으로 추가로 사망한 1만여명의 사망자 중 38%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었다.
제레미 파우스트 미국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 여성병원 교수는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젊은 성인에게 상대적으로 무해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것은 틀린 얘기"라고 말했다.
◇청년층 감염 위험…젊은 확진자 늘면 시차 두고 노인 확진자도 늘어
청년들의 코로나19 감염이 위험한 이유는 본인이 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20~30대 청년들의 경우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리사 로커드 마라가키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교수는 "청년들은 코로나19 전염 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일부 지역의 데이터에 따르면 젊은 청년들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한 4일~15일 후 고령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했다"며 "이는 청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파우스트 교수는 "청년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동안 자신이 내릴 선택(행동)이 조부모, 부모, 동년배 및 자신의 삶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라가키스 교수는 "마스크착용, 거리두기, 손위생 등 코로나19 예방조치는 감염 및 질병 확산을 제한하는데 효과적이며 가정이나 지역에 면역이 약한 노인 및 환자 등 취약한 구성원이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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