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탄핵 피한 '불사조' 트럼프, 정치 활동 재개할까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 1월6일 지지자들에게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의 탄핵안이 상원에서 부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불사조처럼 살아났다. 2024년 대선 재출마 등 정치 활동을 막을 수 있었던 탄핵이라는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그의 정치 생명도 한번 더 연장되었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면죄부를 받은 후 일성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곧 밝고, 빛나는, 무한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등장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지지 세력에게 기운을 북돋웠다. 그는 지난달 백악관을 떠나면서도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올 것"이라며 정계복귀를 예고한 바 있다.
◇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 다른 이의 것 아냐" : 비록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46.9%라는 득표율을 기록한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공화당 인사다. 게다가 대중적인 인지도에 힘입어 많은 개인과 기업 후원금을 모금하는 공화당 돈줄이기도 하다.
이날 탄핵 심판 표결에서는 과반이 넘는 57명의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했지만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 득표에는 실패했다. 공화당에서는 7명이 유죄 선고에 찬성했다. 공화당의 리처드 버, 빌 캐시디,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밋 롬니, 밴 세스, 팻 투미 의원 등이 유죄에 투표했다. 의사당 난입을 부추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도 너무했다는 인식이 공화당의 균열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 상원의원 다수가 무죄에 표를 던진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 중 한 명인 조지아주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지난 주 "이 당은 그의 것이다.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인지도와 자금력으로 2022년 중간선거 영향줄 듯 : 트럼프와의 완전한 결별을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공화당에 미치는 트럼프의 막강한 영향력을 두려워하고 있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2022년 중간선거다.
2022년 11월8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는 미 하원 435석 전석과, 미 상원 100석 중 34석이 새로 선출된다. 39개주 주지사 등도 갈린다.
웬디 실러 브라운대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 무죄를 주장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2022년 중간선거와 2024년 선거의 당내 경선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의원들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해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이자 트럼프의 골프 파트너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최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당신 없이는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하고 설득시킬 것"이라면서 "만약 우리가 2022년에 이긴다면, 그것은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운신 폭 좁아…두번 탄핵은 치명적" 반론도 : 하지만 실러 교수는 트럼프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러 교수는 "기업이 그에게 어떤 행사의 연설을 제안한다면 소셜미디어의 반발은 신속하고 강하게 나타날 것이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가진 부동산에서 회의나 행사를 여는 것조차 기업들에게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두 차례의 탄핵 위기를 맞았던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트럼프의 이미지가 너무 훼손되어 그가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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