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10년 인연'..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정치쫌!]
내달 1일 '제3지대 단일 후보' 결판
2012년 대선후보-조력자로 인연
2014년 7·30 보선 때 각자의 길로
6년만에 '집권여당 견제' 한목소리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9년 전엔 동지였지만 지금은 경쟁자다. 한때는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지만, 이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정치판 격언이 딱 들어맞는 사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첫 번째 진검승부는 오는 15일 펼쳐진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첫 번째 격돌이다.
TV토론의 첫 주제는 ‘문재인 정부 4년간의 평가와 대안’으로 정했다. 양측 모두 설 연휴기간에도 토론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두 번째 TV토론은 열흘 후인 오는 25일 치러진다. ‘서울시 비전과 정책’을 두고 치열한 토론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차례의 TV토론이 후에는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한다. 다만, 단일 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물밑 신경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둘 사이의 최종 단일 후보는 내달 1일 결정될 예정이다.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이 성사된 후 가장 주목받은 것은 둘 사이의 인연이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 후보와 조력자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검사 출신 변호사로 일하던 금 전 의원은 2012년 6월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던 안 대표와 서울 서대문의 한 음식점에서 마주 앉았다. 같은 해 9월, 그는 안 대표의 대선캠프 상황실장으로 합류했다. 금 전 의원에게 ‘안철수의 남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순간이다. 그는 당시 진행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도 나섰다.
안 대표가 그해 11월 후보직을 사퇴하고 2013년 새정치연합을 창당, 이후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었을 때도 금 전 의원은 함께했다.
둘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은 2014년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로 알려져 있다.
금 전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려 했지만,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해당 지역에 전략공천되면서 무산됐다. 안 대표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였지만 금 전 의원을 돕지 않았다. 금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떠났다. 정치적 동지가 등을 돌린 것이다. 이후 안 대표는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지만, 금 전 의원은 민주당에 남아 2016년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갑에서 당선됐다.
금 전 의원은 2015년 출간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2012년 대선 당시를 회상하며 안 대표를 겨냥해 “소통이 부족했다”, “대선 때 사퇴는 최악의 수였다”는 비판을 내놨다. 최근까지도 안 대표에 대해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꼬집기도 했다. 둘 사이의 소원한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애증’으로 얽힌 두 사람은 이제 집권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힘을 합치게 됐다. 둘 사이의 앙금이 풀렸는지는 미지수지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줄 수 없다는 점에는 단단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금 전 의원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의원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 아니겠나”며 “정책, 비전 경쟁을 통해 야권은 다르구나 하는 모습으로 국민께 신뢰를 받는 것이 제3지대 경선 과정”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와의) 대결이 문제가 아니다. 그땐 정말 열심히 (안 대표를) 도왔고 나도 많이 배웠다”며 “9년이 지난 지금, 치고 올라와서 도전하는 후배 정치인이 나 하나라는 것이 말이 되나. (정치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둘 사이의 승패는 곧 가려질 예정이다. 안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금 전 의원 역시 TV토론을 통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 ‘제3지대 단일화’가 앞으로 둘 사이 인연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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