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금융당국, 디지털 시대에 맞는 규제 마련해야"

"보험시장 진입 장벽 완화되는 추세"
디지털 보험사·단기보험회사 진출 활발
"외부 기술에 의존하면 종속될 수 있어"

[서울=뉴시스]보험 가치사슬 및 기술 제휴 예시.2021.02.14.(사진=보험연구원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보험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금융당국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김윤진 연구원은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산업은 업무의 대부분이 보험위험 인수와 보험금 지급 등 소비자 접점을 이루고 있어 보험회사만이 영위할 수 있는 업무로 인식됐다. 이로 인해 보험회사가 아닌 금융플랫폼이 보험회사와의 협업 없이 보험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보험시장의 진입 장벽이 완화되는 추세에 있어 보험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대표적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을 출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향후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보험회사와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설립은 보험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기존 보험사들도 새해 목표로 디지털 전환을 선정하는 등 정비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의 가치 사슬인 상품개발과 가격산출,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고객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집하고, 보장위험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위험 관리와 사고예방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보험사의 새로운 가치사슬로 추가됐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이 보험가치사슬의 분절화를 심화하고 장기 사업모델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과 데이터가 외부회사에 종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외부 기술회사들의 기술적 우위와 플랫폼 경쟁의 성장으로 보험회사는 외부 기술 의존도와 외부 플랫폼과 결합된 형태의 보험상품 및 서비스 제공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보험회사의 일관된 장기 경영전략과 수립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판매 시 설명의무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으나 보험금이 소액이고 보장도 단순한 보험상품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모바일을 통한 간단한 보험상품 판매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보험회사와 새로운 진입자의 경쟁은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어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은 과거 전통적인 보험상품에서 탈피해 소비자 수요 변화와 기술발전을 모두 반영할 수 있는 규제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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