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문준용 특혜' 주장 대응할 가치도 없다" 서울문화재단(종합)
[서울신문]곽상도 “최초 기준대로라면 문준용 탈락”
주장에 “피해 사실은 필요 없어, 사실 아냐”
서울문화재단(대표 김종휘)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긴급 예술 지원 공모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재단 “지원여부 심사기준에
피해사실은 불필요해 공지 안 해”
재단은 14일 “곽상도 의원 측이 주장하고 있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4월 3일 지원사업을 공모하면서 ‘피해사실 확인서가 참고용’이라고 따로 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애초 사업 공고대로 사업 절차가 진행됐다면 준용씨는 탈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단은 ‘피해사실 확인서가 참고용’이라고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준에 피해사실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한 내용은 공지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예술가들에게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지원’을 알리는 공고문을 공지할 때 심의기준 3가지를 명확히 밝혔다”면서 “심의기준은 사업계획(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 사업내용(사업수행역량 및 실행능력), 사업성과(사업의 성과 및 기여도) 등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곽상도 “최초 공고문 기준대로라면
28등 선발에 34등 문준용은 탈락”
곽 의원은 “문준용씨가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지원 사업에서 정부 예산 1400만원을 지원받았다”면서 “해당 사업 최초 공고문에는 ‘작품당 2000만원 이내(시각 분야는 1500만원 이내), 총 150건 내외’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254개 단체에 38억 60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위원회에서 지원 인원(단체)을 늘리면서 시각 분야는 46등까지 선발됐다”면서 “애초 공고된 대로 150건 내외였다면 28등 정도까지 선발됐을 것이고 그러면 34등 준용씨는 탈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단 “선정 규모의 10배 많은
지원 접수로 선정 규모 늘렸을 뿐”
재단은 지원 인원이 늘어난 것에 대해 당초 선정 규모의 10배수가 접수돼 더 많은 예술가들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선정 규모 늘렸다는 것을 지난해 4월 29일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미 밝혔다고 해명했다.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지원 공모’는 접수 마감일인 지난 4월 20일을 기준으로 1770건이 접수됐다. 장르별로는 연극 527건(아동·청소년극 145건 포함), 음악 431건, 시각 281건으로 관객과 대면해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예술 장르의 접수가 높았다.
이에 재단은 “당초 계획했던 지원사업수와 예산을 재조정함으로써 더 많은 예술가에게 지원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했다”면서 “당초 계획인 45억원에서 15억 4000만원의 추가 재원을 투입하고 지원 건수는 500건에서 330건이 증가한 830건으로 늘이겠다”고 발표했었다.
곽상도 “문준용 피해사실 4줄 쓰고
1400만원 최고 지원액 받아”
앞서 곽 의원은 준용씨가 지원금 1400만원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피해사실 확인서에 네 줄을 쓰고 지원 대상자에 선정됐다고도 지난 9일 주장했다.
곽 의원은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긴급 피해지원사업 피해사실 확인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준용 씨는 확인서에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됐다”면서 “여러 작품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네 줄로 적었다고 밝혔다.
정작 전시 취소 사례가 훨씬 많고, 그래프와 표까지 첨부하면서 상세히 피해 사실을 기재한 다른 지원자들은 떨어졌다는 게 곽 의원의 주장이다.
곽 의원은 “전체 불합격자 중 4건 이상 피해를 호소한 사람이 31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준용씨는 전체 지원자 281명 중 34등(85.33점)을 했다”면서 “해당 사업은 46팀이 지원 대상에 선정됐고 1400만원은 대상자 중 최고 지원액”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 예술가들은 피해사실을 빽빽이 쓰고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면서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문준용 “지원신청서 20여쪽 달해”
“곽상도 거짓말, 심사점수 공개 만행”
그러자 준용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짓말”이라면서 “저의 지원신청서는 20여쪽에 달하고 실적, 사업내용, 기대성과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도 곽 의원은 지원서 내용 중 피해사실 부분만 발췌해 거짓말의 근거로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지원금은 예술가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유망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평가기준 역시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20점), 수행역량 및 실행능력(60점), 성과 및 기여도(20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제가 선정된 이유가 피해사실 말고도 충분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숨겼다”면서 “뿐만 아니라 제 심사 점수까지 공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국회의원 권한의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곽상도 “우수자 지원사업 왜곡·비방
참 뻔뻔…피해 없으면 대상 안 돼” 재반박
곽 의원은 그러자 보도자료에서 “뭐가 거짓말이고 어떻게 비방했다는 것이냐”면서 “우수한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왜곡·비방하는 모습이 참으로 뻔뻔하다”고 준용 씨에 재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준용 씨 관련 자료가 지원신청서 7장, 피해사실확인서 1장, 참여예술인 내역서 1장 등 9장이라고 밝힌 뒤 “지원신청서는 (준용 씨를 포함한) 대부분 지원자가 비슷한 분량을 냈고, 이를 문제 삼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피해사실확인서의 경우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돼 있고, 지원금을 지급한 서울문화재단도 피해 여부를 확인해 부적격자를 배제했다면서 “이에 주목해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한 것이다.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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