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을 지키는 영종도 하늘정원 [정동길 옆 사진관]
[경향신문]
인천공항 가는 길에 널찍한 하늘정원 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어 공원은 휑하다 못해 을씬년스러운 모습으로 지난 가을 자태를 뽐내던 억새들만이 바람과 비행기들을 반겨주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유채꽃을 시작으로 해바라기, 핑크뮬리, 코스모스 물결로 관광객들을 맞이했던 힐링 공원이었던 하늘정원 공원은 코로나19 때문에 전망대, 팔각정 등 공원 곳곳이 출입제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산책로는 평화롭고 한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설명절 연휴에 맑고 상쾌한 영종도 바닷 바람을 맞으러 떠나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주변의 용유도, 실미도, 무의도 같은 섬들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하늘정원 곳곳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금속 나뭇잎 소리가 청량합니다. 굉음을 울리며 이륙하는 비행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인근 활주로에서 이륙한 비행기들을 바로 아래서 구경할 수 있는 재미도 있습니다.
하늘정원 입구의 솟대는 해외로 날아가는 비행기들의 안전한 운항을 기원해 줍니다. 너무 가까운 곳에서 떠오른 비행기의 크기와 소리에 하늘에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탁 트인 하늘정원에서는 어느 쪽을 보아도 머리 위를 날아 오르는 비행기를 만나게 됩니다. 오랜만에 국적기인 대한항공 비행기를 만났습니다. 전세계 항공사들이 머리 위로 날아 갑니다.
코로나 19 탓에 집에만 머무르는 곤혹스러움은 견공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주인을 따라 산책에 나선 녀석은 답답함을 털어 버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신이 나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립니다.
한 시민이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억새밭 사이를 지나 다음 장소로 바쁘게 이동 합니다. 꽤나 멀리 왔으니 돌아가는 길도 서둘러야 하는가 봅니다. 동호인들 모임도 제한되면서 나홀로 하이킹이 늘어났습니다.
해질 무렵 공원으로 밀려드는 햇살에 억새 풀들이 은색으로 반짝입니다. 청명한 날에는 석양에 물드는 억새밭을 배경으로 인생 샷 한 컷도 가능합니다. 코로나19가 물러가고 꽃이 만발한 하늘정원 공원은 사진찍기 좋은 명소가 될 것입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에 많이 본 조형물이 억새 틈새로 보입니다. 힘차게 도약하는 비행기를 상징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진입로의 모습도 보입니다. 태극기도 힘차게 펄럭이고 있습니다. 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하늘길이 대부분 막혀서 인천공항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겼습니다. 그래도 영종도 하늘정원은 하늘길이 다시 열려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아줄 때까지 계절의 소식을 알리며 자리를 지킬 겁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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