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아파트에 추첨제 도입..'로또' 되는 것 아닌가요?
정부의 ‘2·4 주택공급 대책’에 따라 분양시장에 나올 신규 주택은 어떤 분양기준이 적용될 지에 대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2025년까지 서울 32만호를 포함해 전국 대도시에서 약 83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계획인데, 이 가운데 70~80%가 분양주택(조합원 입주물량 포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 때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소규모정비사업 중 공공 직접시행 사업 등 공공사업자가 3가지 방식으로 공급하는 신규 주택은 새로운 분양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3가지 사업 방식에서 나올 주택은 ‘공공분양주택’ 유형(임대주택 제외)으로, 현행법으로는 특별공급 물량은 해당 특별공급 대상자, 일반공급은 주택청약종합저축 및 청약저축 가입자(청약예금, 청약부금은 제외)에게 공급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공급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그간 주택공급을 기다려온 신혼부부, 30·40세대 등에게 충분한 내집 마련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기존 공공분양주택과는 다른 분양기준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궁금증과 정부의 설명, 향후 전망 등을 문답 형식으로 살펴봤다.
— 전용면적 85㎡ 이하 공공분양의 일반공급 비중이 늘어난다는데?
“현재 전용면적 85㎡ 이하 공공분양 중 9억원 이하 주택은 전체 물량의 85%가 특별공급돼 일반공급 물량은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85㎡ 이하 공공분양의 일반공급 비중을 15%에서 50%로 확대한다. 반대로 다자녀, 노부모, 신혼부부, 생애최초, 유공자 등 특별공급의 비중은 85%에서 50%로 줄어든다. 전용면적 85㎡ 초과(9억원 이하) 주택은 일반공급 비중 87%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도심개발 3가지 사업 방식에 따른 분양주택은 토지소유자나 조합원이 입주하는 주택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일반에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30·40세대에게 청약기회를 좀더 제공하기 위해 공공분양 일반공급에 처음으로 추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는데?
“이번 대책으로 공급되는 전용 85㎡ 이하 공공분양의 일반공급 물량 중 30%에는 3년 이상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추첨제가 도입된다. 이 점이 종전 공공분양 분양기준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추첨제가 실시되면 청약저축이나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지 않은 무주택 세대 구성원, 독신가구, 무주택 중산층 등 그간 청약시장에서 소외됐던 이들도 공공분양 청약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추첨제로 폭넓게 청약 기회가 제공된다지만 그에 따라 경쟁률이 치솟게 된다면 공공분양 주택도 이른바 ‘로또’가 되는 것은 아닌가?
“공공분양의 추첨제 도입은 지금까지 아예 청약기회를 갖지 못했거나 입주자 저축 가입기간이 짧아 대기하고 있던 무주택자 처지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은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전용 85㎡ 이하 일반공급은 100% 입주자 저축 순차제가 적용되는데, 이는 3년 이상 무주택자 중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 포함) 총액이 많은 신청자(전용 40㎡ 이하는 납입횟수 기준)를 뽑는 방식이다. 이러다보니 공급 물량이 극히 적은 서울시내 전용 85㎡ 규모 공공분양은 입주자 저축 인정 납입총액(정해진 날짜에 불입한 저축액)이 보통 2천만원(월간 최대 인정금액 10만원씩 17년간 납입) 안팎인 수요자라야 당첨권에 들 정도로 입주 문턱이 높은 실정이다. 예컨대 지난해 6월 분양된 고덕강일지구 서울주택도시공사(SH) 공공분양 아파트의 입주자 저축 당첨 하한선은 주택형에 따라 1800만원~2천만원선이었다. 따라서 추첨제 물량은 30·40세대나 신혼부부 등 그동안은 아예 공공분양 당첨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젊은층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는 않다. 다만, 인기지역에서 나오는 공공분양은 청약이 과열되면서 이른바 ‘로또’가 될 우려도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정부와 공공사업자(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속도감 있게 공공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지역에서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야 해결될 수 있다.”
—공공분양 입주 자격 중 소득 요건도 바뀐다는데?
“공공분양 중 9억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소득 요건이 배제된다. 현재 공공분양은 전용면적 60㎡ 초과 일반공급의 경우 소득 요건이 적용되지 않지만 60㎡ 이하 주택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 등으로 소득 요건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 따른 공급 물량에 한해선 전용 60㎡ 이하도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면 소득 요건을 빼주기로 했다.
—청약예금·부금 등 민영주택만 청약이 가능한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도 공공분양 청약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데?
“국토교통부가 2·4 공급대책 발표 직후 이와 관련된 방침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에 따라 공공사업자가 직접 시행하는 사업지에서 나오는 공공분양에는 청약예금, 청약부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없다는 점이 ‘역차별’ 논란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애초 일반 재개발, 재건축 등 민간사업에 따라 민영주택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던 물량을 공공이 참여해 신속하게 공급하면서 ‘공공분양’으로 바뀐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존 청약예금·부금 가입자에게도 도심 공공사업에 따른 공공분양 물량에 청약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세부 시행 방안은 이후 청약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발표하겠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서울시장요? 그래도…차라리…새로운…덜 미운…”
- 쿠팡 “고용부가 쿠팡이츠 배달원 노동자 아니다” 판정 언급 논란
- [속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26명…이틀째 300명대
- ‘인류의 오랜 친구’ 기생충이 잘살려 노인질환 막을까
- 일본 후쿠시마 강진 “최소 101명 부상…2011년 대지진 여진인 듯”
- 손흥민 묶인 토트넘, 맨시티에 0-3 완패
- 전국 다중시설 100만곳 영업제한 해제…직계가족은 ‘5인 모임’ 예외
- 이인영의 ‘봄날’은 언제 올까요?
-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구나”…‘내 이야기’ 같은 일상 광고 화제
- ‘물백신’ 비아냥 듣던 러시아 ‘스푸트니크V’, 왜 인기 ‘떡상’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