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탄핵 심판은 피했지만.. 민·형사 수사 '태풍' 예고 [특파원+]
지난 1월 의회 폭동 관련 소송 수사 본격화 전망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탄핵 심판을 통해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공화당에 대한 강력한 장악력을 과시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43명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트럼프 측은 탄핵 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공화당의 ‘배신자’를 오는 2022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실시되는 공화당 예비 선거 등에서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공화당 일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월 6일 발생한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행을 강도 높게 성토하면서도 그에 대한 탄핵안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를 입증할 증인 신문 절차를 생략했다. 상원에서 증인 채택안이 가결되기도 했으나 증인 신문이 이뤄지면 탄핵 심판이 몇 주 또는 몇 개월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 민주당과 공화당이 증인들의 증언을 듣지 않고, 탄핵안을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탄핵 심판을 의회에 일임하면서도 탄핵 심판의 장기화로 초반 국정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해왔다. 공화당도 탄핵 심판 장기화에 따른 당내 분열과 이미지 실추 등을 고려해 조기 표결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탄핵 문제를 놓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트럼프 지지파가 다수를 형성했고, 반대파는 소수에 그쳤다. 그렇지만, 공화당 상원의원 7명이 탄핵안에 찬성한 것은 미국 역사 상 가장 숫자가 많은 이탈 기록이고, 공화당은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대 문제를 놓고 지속해서 내홍을 겪을 것으로 정치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친 트럼프 진영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연방 상· 하 의원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 반 트럼프 인사를 겨냥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미 하원은 지난달 13일 탄핵소추안을 찬성 232, 반대 197표로 가결했다. 이때 공화당 하원 의원 중에서 10명의 이탈자가 나왔다. 공화당 주류인 친 트럼프 진영은 트럼프 탄핵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당에서 몰아내려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극심한 당 내분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미 조지아주는 트럼프가 대선 후에 조지아주 브래드 래펜스퍼거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주 선거 결과를 뒤집도록 압박한 사안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공화당 소속인 래펜스퍼거 장관과 한 시간 동안 통화를 하면서 선거 결과를 뒤집도록 압력을 가했고, 그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었다. 당시 통화는 선거 부정 모의 및 교사, 고의적인 선거 업무 방해 등 적어도 3가지 주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고,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이나 구금에 처한다.
미 연방 검찰의 뉴욕 남부 지검, 워싱턴 DC와 뉴저지주 지검 등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WP가 보도했다. 트럼프 일가의 탈세, 선거 자금 유용, 허위 재산 신고 등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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