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세계적 반도체 중심지로 도약 꿈꾸는 용인시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시가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미 굴지의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품고 있는 용인시는 다음 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승인 고시 절차 준비에 한창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원 416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2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 반도체 생산라인(팹1기)를 완료한 뒤 4년 단위로 팹1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식으로 2036년까지 팹4기를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지방산업단지계획심의를 통과했고, 다음 달 용인시가 승인 고시하면 올해 안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SK하이닉스와 국내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업체 50곳이 함께 입주하게 된다.
경기도는 이 클러스터 조성으로 2만여명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 513조원의 생산 유발, 188조원의 부가가치 유발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팹 4개 운영에 1만2천명, 지원부서 인력 3천명 등 1만5천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함께 입주할 50여개 소부장 업체도 4천명을 고용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난달 26일 전국 4개 산업단지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소부장특별법에 따라 특화단지에 연구개발, 수도·전기 등 기반시설 확충, 임대료 감면 등을 지원한다.
이 곳에는 벌써 소부장 기업들의 입주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50개 업체가 들어설 곳에 65개 업체가 입주 신청을 한 상태여서 최소 15개 업체는 입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의 미래 비전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 조성으로 정한 용인시는 반도체 소부장 산업 생태계 육성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우선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소부장 업체 집적화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지정한 소부장 특화단지와 별도로 시 자체적으로 소부장 기업을 위한 단지를 추가 조성하고 있다.
클러스터 인근 원삼면 죽능리에 93만㎡ 규모의 '반도체 협력 산업단지'를 2025년까지 만들어 클러스터 특화단지에 입주하지 못하는 소부장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클러스터에서 10㎞가량 떨어진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 일대에는 29만㎡ 규모의 '제2용인테크노밸리'를 2024년까지 조성한다. 올해 안에 승인 고시를 완료한 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곳은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기업 외에도 반도체 소부장기업이 들어서게 된다.
또 기흥구 보정동에 조성되는 270만㎡ 규모의 '경기용인플랫폼시티'에는 43만㎡ 넓이의 첨단지식산업용지를 확보해 반도체 소부장기업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부장 기업 지원사업이 2024∼2025년 완료되면 성남(판교)∼용인∼화성∼평택∼이천으로 연결되는 K-반도체 벨트의 핵심 도시 역할을 용인시가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시는 이미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의 '램리서치'(Lam Research)가 지곡산업단지에 2022년까지 반도체 장비 R&D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 분야 세계 1위인 서플러스글로벌은 통삼산업단지에 '원스톱 플랫폼'을 올해 안에 구축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산업을 지속해서 키우기 위한 생태계 육성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용인시는 용인시디지털산업진흥원, 반도체 관련 학계·협회·기업체 관계자 20명으로 '용인 반도체사업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지난해 6월 한차례 자문회의를 했다.
자문회의 결과에 따라 지난해 6∼9월 반도체 소부장 지원대상을 설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했고, 9월부터는 반도체 소부장 R&D 추진과제 발굴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시는 이 용역 결과가 나오면 시의 장기 반도체 육성 방향을 세울 예정이다.
반도체 소부장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인재 양성도 추진 중이다.
반도체 특성화 고등학교를 설립해 학교가 배출하는 전문인력을 관내 대학과 소부장 기업에 연결해주는 산학연 지원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14일 "반도체 소부장 산업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미래의 핵심 분야 중 하나"라며 "소부장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용인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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