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대호황이지만..'오토바이 메카' 퇴계로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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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이 늘어나면서 오토바이 판매점은 장사가 잘되지 않느냐는 말을 듣는데, 속사정은 다릅니다."
이진수(67) 수입이륜차환경협회장은 "오토바이 거래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점점 바뀌는 추세여서 하루에 손님 몇 명 받는 것으로도 다행일 정도"라며 "배달 급증에 따른 매출 상승 기대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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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주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이 늘어나면서 오토바이 판매점은 장사가 잘되지 않느냐는 말을 듣는데, 속사정은 다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오토바이를 이용한 음식배달이 크게 늘었지만, 서울 중구 퇴계로 `오토바이 거리' 상인들은 오히려 울상이다. 배달용 오토바이 매출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 반응이다.
14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현황 보고에 따르면 전국 이륜차 등록 대수는 2019년 223만6천895대에서 지난해 228만9천9대로 1년 사이 5만여대가 늘었다. 하지만 배달용 오토바이를 개인이 직접 사는 일은 많지 않아 이런 추세가 판매업자들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배달업계가 온라인 플랫폼 위주로 재편되면서 배달원들은 지역마다 있는 배달 대행업체 지사에 돈을 내고 오토바이를 빌려쓸 뿐 직접 사지는 않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오토바이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박모(52)씨는 "배달이 늘어 이득을 보는 건 배달대행 사무실에 오토바이를 납품하는 업체들일 것"이라며 "우리 같은 개인 가게는 똑같이 힘들다"고 말했다. 165㎡(50평)는 될 법한 그의 매장엔 30여분간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이런 현상은 배달업이 대행체제로 바뀌면서 보험료가 오른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음식주문 플랫폼이 보편화하기 전엔 음식점 소속 아르바이트생이나 주인이 직접 배달을 했지만, 현재 라이더 대부분은 배달대행 플랫폼으로 일감을 얻어 건당 요금을 받는다.
같은 배달이지만 전자는 배달료를 받지 않아 비유상운송보험에, 후자는 배달료를 받기 때문에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는 유상이 비유상보다 최대 수백만원 더 비싸다.
배달에 가장 흔히 쓰이는 모델 `혼다 PCX 125'를 구입하고 유상운송보험까지 가입하려면 라이더는 최대 1천만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 반면 배달대행 지사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타면 보험료를 합쳐 하루 2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이복신(60) 오토바이거리 상가연합회장은 "보험료가 만만치 않으니 배달하겠다고 오토바이를 사 갔다가 반품하거나 중고로 되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물론 작년 3월부터 10월까지 배달용 스쿠터 판매량이 늘기는 했지만, 가격이 저렴해 매출에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다"면서 "배달용 오토바이 판매량이 20% 정도 늘어나는 동안 레저용 오토바이 판매량은 40%가량 줄었다"고 했다.
다른 가게에서 오토바이를 닦던 직원 김모(27) 씨는 "다들 힘들 텐데 오토바이만 잘 된다느니, 호황이라느니 하는 얘기를 들으면 솔직히 화가 난다"고 했다.
이진수(67) 수입이륜차환경협회장은 "오토바이 거래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점점 바뀌는 추세여서 하루에 손님 몇 명 받는 것으로도 다행일 정도"라며 "배달 급증에 따른 매출 상승 기대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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