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발렌타인데이 택배장미 러시.."대면 축하할 날 고대"
입장객 25% 허용.. 연회실 50명 가능
[ 시카고(미 일리노이주)=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시카고시의 한 꽃집에서 줄지어 급하게 배송되어 나가는 발렌타인 꽃다발마다 거의 비슷한 메시지를 적은 사랑이 카드들이 꽂혀 있다. " 직접 만나서 발렌타인데이를 축하할 날을 고대하며.. "
시카고시 노스 사이드에서 플로라 시카고 꽃집을 공동운영하는 케이트 프린스는 " 이 쪽지 내용들은 슬프지는 않다"면서 "젊은이들의 희망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의 팬데믹 상황에서 격리와 이동제한 등 너무도 많은 골치아픈 제약 속에서 발렌타인 데이를 맞은 미국인들은 여러가지 다양한 방식의 사랑과 축하의 방식을 찾아내고 있다.
일부는 가장 코로나19 감염이 극심한 지역의 일선 의료진들이 백신 접종을 끝냈고 일부에선 식당 영업등 방역규제 일부가 완화되는 것을 보며 애써 호전의 희망을 강조하기도 한다. 또 신규 확진자나 사망자의 증가세가 줄어든 곳에서는 새로운 희망을 갖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누적 사망자 수가 거의 50만명을 향해서 증가하고 있는 미국내의 모든 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 집 안에서 문을 닫아 걸고 자가 대피를 계속하고 있다.
꽃집 주인 프린스는 시내 꽃집들 대다수가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사랑을 표현하려는 꽃주문이 폭주하면서 밀려드는 꽃배달 주문 공세에 지쳐 쓰러질 지경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도시의 레스토랑 영업이 재개된 지역에서는 발렌타이 데이를 맞아 늦지 않게 실내 예약을 하려는 주문전화가 폭주하면서 모든 전화 벨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있다.
시카고에서도 시장이 이번 주 부터 실내영업금지를 일부 해제했다. 이에 따라 레스토랑과 일부 카페 등은 그 동안 방역수칙으로 문을 닫거나 영업을 못했던 오랜 악몽을 깨고 모처럼 연중 가장 바쁜 호황을 맞게 되었다.
하지만 시카고 시에서는 식당 수용인원의 25%까지만 손님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으로 영업을 재개했고 연회도 한 방에 50명까지만 참석을 허용했다. 그 나마 종전의 25명까지에서 완화된 조건이다.
시카고의 명소 달링 레스토랑은 이번 주 예약이 꽉 찼고 이는 몇 주일 전부터 예약된 것들이다.
하지만 주인 소프 허터스타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식당이 해낼 수 없는 규제조건인 오후 4시 이전의 식사예약을 받아야 한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거의 불가능한 조건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응해 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 대신 이번 발렌타인데이는 혹한의 주말 추위 속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이 식당주인은 "우리는 14군데에 온실을 가지고 있는데 손님들은 완벽한 스키 복장을 하고 그 곳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에서도 웨스트 빌리지에 있는 아메리카 바 레스토랑 같은 곳은 이미 발렌타인 데이 예약이 만료되었고 끝없는 대기자 명단이 기다리고 있다. 데이비드 라빈 공동대표는 이 곳 역시 새롭게 실내 영업이 허용되어 25%인원만 수용하는 조건으로 영업을 할 수있다고 말했다.
주지사가 영업제한 시간을 밤 10시에서 11시로 완화해줘서 쉬고 있던 직원들도 더 많이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정말 다행이다. 우리에게는 선물이나 같다"고 그는 말했다.
뉴욕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T 바 NYC 스테이크 앤드 라운지도 이미 예약이 찼다. 토니 포투나 대표는 일부 손님들은 아직 실내 식사를 꺼리지만 25% 인원제약으로 시작해도 이것은 정상화의 첫 걸음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 동안의 쓰라린 기간을 회고 했다.
"사람들이 다시 나와서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외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준다. 누구나 종전과 다른 활기의 시작이라고 느낄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포틀랜드에서는 결혼 55주년을 맞는 한 노부부가 특별한 발렌타인 데이를 맞았다.
40여년 전인 1960년대에 필리핀에서 이민 온 88세, 80세의 갈리시아 부부는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거의 1년 동안 집안에서만 살았고 3 자녀와 6명의 손주들은 전국에 흩어져 살고있다. 미국의 모든 고령층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부인 머시는 암투병을 끝내고 알츠하이머병 초기 진단을 받은 상태이다. 남편은 88세로 매일 생존을 위한 운동으로 쇼핑 몰을 왕복했는데 벌써 1년 째 그것을 못하고 있다. 그는 고립된 느낌과 무력감을 느끼며 두 사람 힘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컴퓨터도 없는 부부는 고령자 백신 접종 신청도 못해서 큰 딸이 백방으로 주선해서 집근처의 접종소를 알아내 지난 10일 화상전화로 이를 알려주었다.
딸 샤보노는 백신 접종 예약을 하면서 어렵게 모처럼의 식당예약에 성공했는데 2월 14일 일요일로 예약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발렌타인 데이다!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을 축하하는 날이 되었다"며 아내와 포옹했고 딸은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거예요. 작은 희망같은 것 ..."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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