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백신 접종 전 이 약은 피해야..면역력 생성↓"
"접종 후 발열·통증 자연스러운 면역 체계 반응"
WHO "접종 뒤 꼭 필요하면 타이레놀이 더 안전"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오는 26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유효성과 안전성을 두고 논란도 있었지만, 일단 코로나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 등 우선접종 대상자부터 차례로 백신을 접종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백신 접종 전과 후 우리가 주의해야할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세계보건기구 (WHO)는 백신 접종 시 주의사항과 관련해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이부프로펜 성분의 소염진통제를 피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이부프로펜이 우리 몸의 면역물질 생성을 억제할 수 있어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부프로펜 성분의 소염진통제에는 대표적으로 애드빌, 부루펜 등이 있는데요. 우리가 열이 나거나 몸살 기운이 있을 때 쉽게 구해 먹는 이런 소염진통제들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코로나 백신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백신에도 해당하는 것이라 어떤 종류의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이부프로펜 계열의 소염제, 해열제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로체스터 대학 연구팀이 '세포면역학지'에 발표한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일부 소염진통제가 면역력 형성 억제해"
아무런 약을 투약하지 않은 세포에서 PBMC가 가장 높았고, 이부프로펜을 투약한 경우 PBMC는 거의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다른 진통제 종류인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성분)과 아스피린을 투여했을 경우에는 어떤 약도 투여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좀 낮아졌지만 이부프로펜을 투여했을 때보다는 훨씬 나았습니다.
"이부프로펜이 쥐 비장 면역세포 감소에 영향"
소염진통제가 우리 몸에서 어떻게 면역력 형성을 억제하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우리 몸이 백신을 맞았을 때 어떻게 면역력 즉 항체를 얻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오는데요.
"백신 성분과 우리 몸 면역세포가 싸우는 과정에서 항체 형성"
우리 면역세포들이 백신에 포함된 세균 또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고 열이 나게 되죠. 우리 몸이 열심히 싸울수록 발열과 통증은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 후 발열, 근육통, 주사 맞은 부위의 염증, 붓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면역 형성 과정입니다.
로셸 월런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이러한 증상들은 면역 체계가 활발해지고 백신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의미"라며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면역세포들이 백신과 싸우는 과정에서 혹은 싸움을 시작하려는 때에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는 효능을 가진 소염진통제가 들어오게 되면 우리 면역세포들은 충분한 힘을 얻기도 전에 싸움이 끝나게 되는 겁니다. 우리 힘으로 싸워 이겨야 바이러스를 이겨낼 충분한 항체가 생기는데 그럴 기회가 없다 보니 면역력이 덜 생성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백신 접종 전에는 이부프로펜 계열의 소염진통제 복용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겠죠? 조너선 와타나베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I) 교수는 "의사의 지시가 따로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만약 꼭 먹어야 한다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의 진통제가 더 안전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A&M 간호대학의 케이티 헤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발열이나 통증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부작용이 알려진 이부프로펜 대신에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성분의 약 역시 논란이 있다. 최근의 몇 가지 연구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역시 백신의 효과를 약간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있어,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미국 소아과 학회는 백신 접종 전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의 예방적 사용을 더 이상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1차 보다 2차 접종 뒤 통증·피로감 등 더 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뒤 이상반응이 치명적이지 않은 경우는 관계 없지만 "아주 드물게 중증 알레르기성 이상 반응으로 아나필락시스 쇼크 (특정 항원에 반응해 나타나는 면역질환. 가려움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름)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소염진통제가 이 이상 증상을 가리는 역할을 해 즉각적인 치료를 늦출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해열제나 진통제를 복용하더라도 백신 접종 후 15~30분 정도 중증 이상 반응이 있는지 여부를 살핀 뒤 필요에 따라 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김우주 교수는 또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상시 복용하는 관절염 약 등에 이 같은 소염진통제가 포함된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반드시 접종 전 의료진과 이 같은 내용을 충분히 상담한 뒤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중에 얀센 것을 제외한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백신 등은 모두 간격을 두고 2차례 접종을 해야 하는데요. 이미 이들 백신 접종을 진행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가벼운 이상 반응, 즉 접종 부위가 붓고, 염증이 생기거나 통증이 있는 것, 발열과 근육통, 피로감 등의 면역 형성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른 백신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10만 명~100만 명 당 1명 꼴로 보고됐습니다. 백신 접종 뒤 우려해야 할 중증 이상 반응에는 두드러기,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이 있는데 이럴 땐 곧바로 접종한 의료기관에 알리거나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가야 합니다.
두 차례 접종을 경험한 접종자들은 대부분 "일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때보다 근육통이나 피로감이 더 큰 것 같다. 그리고 1차 접종 때보다 2차 접종한 뒤에 몸이 더 힘들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우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은 우리가 생애 최초로 접하는 백신이다. 독감 백신 등은 해마다 맞기 때문에 우리 몸이 어느정도 면역력을 갖고 있지만 코로나 백신은 태어나서 처음 접종하는 종류이기 때문에 몸이 더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코로나 백신 뿐 아니라 2차례 접종하는 대부분 백신의 경우 "1차는 기본 접종, 2차가 booster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2차 접종 후에 통증이나 부작용이 더 심하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2차례 접종을 모두 해야만 필요한 만큼의 항체가 생기므로 2차 접종을 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 CDC는 만약 백신 접종 부위에 통증이 있고 열이 난다면 즉각적으로 해열제나 진통제를 먹기 보다는 젖은 수건을 차갑게 해서 팔에 대고 있거나, 열이 날 경우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옷을 가볍게 입는 것 등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잔디[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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