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책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만들어진 책" 책의 말들 - 김겨울

조지현 기자 2021. 2. 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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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279 : "책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만들어진 책" 책의 말들 - 김겨울

내가 책이 아니면 어쩌지, 하는 불안과
내가 겨우 책에 불과하면 어쩌지, 하는 공포 사이에서 이 책은 완성되었다
-『책의 말들』 들어가는 말 中

설 연휴 모두 평안히 보내셨길 바랍니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14일) 푹 쉬시고, 내일 또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잖아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마치 영롱한 영양 알약 같은 이 책이 우리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겁니다.

'북적북적'에서 오늘 소개하고 맛보기로 읽어드리는 책은 '책의 말들'(김겨울 지음, 유유 펴냄)이에요. 크기와 두께가 정말 손에 착 잡히는 기분 좋은 느낌의 책입니다.

저자인 김겨울 님은 청취자분들 중에서도 좋아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책에 실린 저자 소개를 옮겨 보겠습니다. '김겨울. 글과 음악 사이, 과학과 인문학 사이, 유튜브와 책 사이에 서서 세계의 넓음을 기뻐하는 사람.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고 MBC 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DJ로 활동중이다. 음반을 몇 장 냈고 종종 시를 짓는다. 『독서의 기쁨』,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등을 썼다.' 네, 유튜브 '겨울서점'의 그 김겨울님입니다. 책을 읽고 책을 권하고 책을 쓰는 분입니다.

저자는 이번 책 '책의 말들'을 '책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만들어진 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100권의 책에서 뽑은 '책'에 관한 문장 100개와 김겨울 작가님의 글 100편이 실려 있어요. 책 왼쪽 페이지에는 책에서 뽑은, 책과 독서에 관한 한 문장이 있고 책 오른쪽 페이지에는 딱 한 페이지의 글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식이에요. 특징은 두 문장 이상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러면 문맥이 더 잘 이해될 수 있겠지만, 저자는 단 한 문장만 인용한 이유를 이렇게 썼어요. '인용한 책의 내용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기 위해 내가 나 자신에게 부여한 한계이다.' 책에서 문장을 골라왔지만, 그 문장을 굳이 설명하거나 그 책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그 문장에서 뻗어 나온 저자의 세계를 쓰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실로 이어진 모빌처럼 느슨하고 자유롭게 연결된 느낌이랄까요. 이 느슨한 연결이 이 책이, 책에 대한 기존의 다른 책들과 구분되는 점이자, 개성이고 매력이 아닐까요.

독서란 곧 경청이며, 경청이란 곧 집중하고 반응하고 되묻는 일이다.
그러므로 책 읽기란 얼마나 비효율적인 행위인가. 어떤 이들은 문학을 잃지 않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허구의 세계가 쓸모 없다 믿고, 당장 써먹을 만한 지식을 알려 주는 책만이 가치 있다 여긴다. 그러나 비효율이 곧 우리가 삶을 버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힘임을, 더 나아가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힘임을 경청하는 이들은 안다.
-『책의 말들』 中

빠르게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독서'라는 오래된 행위는 '경청'이라고 말합니다. '친구 삼으면 좋다'고요. 책은 사람 친구처럼 바쁘지 않고, 영화나 드라마처럼 내 속도와 상관 없이 흘러가지도 않습니다. 딱 나만큼 느린 벗이죠. 나의 속도대로만 읽을 수 있는.

저자는 '위로가 되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곤 한다고 해요. 그런데 위로가 된다는 건 어떤 걸까요. 김겨울 작가는 이렇게 썼습니다.

마음에 와닿는 책은 어떤 방식으로든 위로가 된다. 그게 슬픈 책이든 웃긴 책이든 담담한 책이든 신나는 책이든, 나와 주파수가 맞기만 하면 그리고 작가가 충분히 고민했다면 어떤 책이든 위로가 된다. 삶의 의미와 인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해 주고, 일상의 작은 조각을 빛나게 해 주고, 나의 내면을 직면하게 만드는 책들, 삶에 깊이 잠수해 본 사람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는, 정말로 무엇이든 위로가 된다. 누군가에게는 소설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에세이, 누군가에게는 시가 되겠지. 그렇게 한 사람에게 위로가 된 책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책의 말들』 中

오늘 '북적북적'에서는 아주 적은 부분을 읽어드리지만, 이 책에는 책과 독서 뿐 아니라 영화, 음악, 책을 넘어선 세상, 그리고 김겨울이라는 사람의 보람과 고충 같은 것까지 넓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김초엽 작가(『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저자)는 '책의 말들' 추천사에서 이 책이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책벌레의 마음을 깨운다'며 이렇게 썼습니다. '그가 고른 어떤 문장들은 원래 책의 조각들을 잘 담고 있지만, 또 어떤 문장들은 책의 맥락과 뚝 떨어진 채로 그저 놓여 있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안다. 독서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행위여서 가끔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이 실은 그 책에서 가장 무쓸모한 문장일 때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애서가라면 누구나 기쁘게 읽을 책'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애서가라면 진정 기쁘게 읽을 책'입니다. 책에 대한 사랑을 북돋는 책이에요. 북적북적을 듣는 분이라면 이미 애서가이실테죠. 이 기쁨을 놓치지 말고 꼭 누리시길 바랍니다.

*낭독을 허락해주신 김겨울 작가님과 유유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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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현 기자fortu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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