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올해들어 은행서 6兆 이탈 증시로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국종환 기자 = 말 그대로 머니무브(돈의 이동)다. 지난해부터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증시로 돈이 몰리는 머니무브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말 대비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예·적금은 5조원 넘게 줄었고 요구불예금은 1조원 가까이 이탈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은행 예적금 이자가 1%대에 불과하고 부동산시장 투자도 각종 규제로 꽉 막히면서 주식시장이 유일한 투자처로 각광받은 결과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3200선까지 돌파한 후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인 포모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FOMO)이 확산됐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증권계좌 예탁금은 지난 9일 기준 65조248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계좌 예탁금은 증시 대기 자금 성격으로 언제든지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다.
증권계좌 예탁금은 지난달 70조2202억원까지 치솟은 뒤 조금씩 줄고 있지만 이달 들어 8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가 코스닥 시장과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이 1조7000억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다. 과거 최대 수준이었던 20조원과 비교하면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주식 활동 계좌 역시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 1월 주식활동 계좌는 3548만5427개에서 3690만3820개로 증가했다. 한 달 만에 141만8393개 증가한 것으로 월별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거래일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평균 7만920개씩 늘었다.
반면 은행 예·적금은 줄고 있다. 저금리로 은행에 돈을 맡겨봐야 별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없자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이다. 9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630조9767억원으로 전년 말(632조4074억원) 대비 1조4307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역시 9일 37조3660억으로 집계됐는데 전년 말(41조3212억원) 보다 3조9552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요구불예금)도 1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지난해말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615조5807억원이었는데 이달 9일에는 614조5872억원으로 9935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에 불과한 수시 입출금식 상품이다. 예금주가 언제나 아무런 제약 없이 찾을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의 예금이다.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갖고 있어 통화성예금이라고도 한다.
송재원 신한은행 서초PWM센터 팀장은 "영업 현장에서도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굉장히 많이 발견된다"며 "실제 우리 센터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큰 금액은 증권사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정기예금이 있거나 투자성향이 없으신 분들로부터 펀드나 주식에 대한 문의가 오고 실제 돈도 옮겨가고 있다"며 "(부동산) 규제가 강해지면서 주택을 매각하고 금융 쪽으로 오는 경우도 늘고 최근에도 주식에 대한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70대 이상 고령층 고객이 10억~20억원을 들고 와 삼성전자나 LG화학 주식을 사달라고 하는 사례들도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던 이들이 지금은 확신을 하고 주식시장에 뛰어든다고 한다.
새해들어 단숨에 32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행진을 벌였던 코스피 지수는 2월들어 31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등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 징후도 곳곳에 보인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9일 기준 5거래일 연속 증가하면서 전날보다 481억원 증가한 21조63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7833억원으로 전년 말(133조6482억원)보다 1조1351억원 증가했다. 대출절벽 속에서도 여전히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재원 팀장은 "은행 예금금리가 1% 정도밖에 안 되고 부동산 역시 규제로 (투자가) 쉽지 않기에 투자할 대안이 없다 보니 주식밖에는 없다고 생각들 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머니무브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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