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침묵' 속 커지는 궁금증 '셋'
오너 일가간 내분에 휩싸인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이 폭풍전야다. 지난달 말 박찬구 금호석화 대표이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금호석화가 박 회장 측과 공동보유관계 해소 공시를 낸 뒤 줄곧 침묵을 지키면서 3월 주주총회에서 어떤 양상으로 표대결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2019년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박 상무는 찬성표를 던지지 않고 기권했다.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10% 지분을 들고 있는 박 상무의 기권은 사실상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대한 부동의 의사 표시였던 셈이다. 이미 둘 사이의 관계가 순탄지 않은 기류가 2년 전에 이미 가시화됐던 것이다.
가장 큰 궁금증은 친족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일가 간 논의의 방법이 아닌 '주주제안'이라는 형식을 택해 박 상무가 작은아버지에 이견을 드러낸 이유다.
승진에서 밀려난 대 데한 반감, 본인이 첫 경영 수업을 받았던 아시아나항공 경영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데 대한 실망감의 표출, 10년 전 '형제의 난' 당시 박 상무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편에 섰던 이력 등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됐지만 본인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정설'로 확인된 것은 없다.
박 상무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분 10%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로서 본인 목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했거나 혹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같은 방법을 택했을 수도 있다"며 "현재까지 나온 사실들만으로 이번 사안의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여부는 알기 어려워 보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박 상무 측 법률 대리를 맡은 KL파트너스 측은 지난달 말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공동보유관계) 공시 내용 그대로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었다.
업계에 따르면 박 상무는 배당확대, 본인의 사내이사 추천, 사외이사·감사 추천 등 요구를 회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진 추천은 그동안 회사가 내린 결정에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거나 향후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재 금호석화 사내이사는 박 회장과 문동준 금호석화 대표이사, 신우성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 등 총 세 명이다. 이 중 문 대표이사의 임기가 올해까지다.
사외이사는 총 7명으로 이 가운데 장명기 이사, 정운오 이사, 이휘성 이사, 송옥렬 이사 등 네 명 임기가 올해 마무리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사내·외 이사진을 직접 추천했다는 것 자체가 향후 금호석화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주주제안에서 총 3000억원 수준의 연간 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결산 기준 금호석화의 배당금은 총 409억원이었다.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배당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주당 1만1000원 수준으로 배당을 늘려달란 요구다.
2019년 당시 당기순이익은 2940억원으로 배당성향 약 14%였다. 2020년 당기순이익이 582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박 상무의 요구를 수용시 배당성향은 50% 이상으로 확 높아진다. 아울러 배당금 규모만 2019년 당기순이익 전체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같은 요구에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재무제표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날 이사회에서 배당 등 박 상무의 주주제안은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3월에 있을 정기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이사회를 3월 초에 열게 돼 이 자리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학폭으로 고환 수술"…남자배구 송명근·심경섭 사과 - 머니투데이
- "걸친 것만 835만원?"…블랙핑크 지수, 아찔한 코르셋 패션 - 머니투데이
- 존 리 "주식 팔아야 할 때는…" 韓 워렌버핏의 투자전략 - 머니투데이
- '1m 목줄'에 묶여…시골개의 하루를 보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 머니투데이
- 폭등론자였던 차트쟁이도 팔았다…"서울 집값, 최고 52% 하락"[부릿지] - 머니투데이
- "오 마이, 이걸 푼다고?"…린가드, 수능 영어 풀다 '당황' - 머니투데이
- 웃으며 들어간 이재명, 중형에 '멍'…'입 꾹 다문 채' 법원 떠났다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