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 증권사 지난해 영업익 7.8조..4대 은행 70% 넘어

2019년 절반 수준서 격차 크게 좁혀..올핸 더 줄어들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요 2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이 8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의 훈풍으로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된 탓에 증권사와 주요 은행간 영업이익의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증권사 실적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20개 증권사(2020년 9월말 자기자본순)의 지난해 1년간 영업이익은 총 7조8천474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5조9천608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5조7천405억원)보다 36.7% 증가했고, 순이익은 전년(4조7천623억원)보다 25.1% 늘었다.

국내 증권사는 총 36개(해외증권사 지점 제외)로, 이들 20개 증권사의 실적이 업계 전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래에셋대우(1조1천47억원)가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것을 비롯해 키움증권(9천549억원)도 1조원에 육박했다.

이들 증권사를 비롯해 메리츠증권(8천279억원), NH투자증권(7천872억원), 한국투자증권(7천620억원), 삼성증권(6천793억원) 등 5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증권사도 6곳에 달했다.

[표] 2019년 및 2020년 20개 증권사와 4개 은행 실적

(단위 : 억원)

※ 증권사는 2020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20개, 3월 결산 신영증권은 4~12월 실적

※ 은행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20곳 가운데 한화투자증권(-10.6%)과 한국투자증권(-8.8%)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을 뿐 다른 18개 증권사의 실적은 증가했다.

신영증권(159.7%), 대신증권(149.7%), 키움증권(101.6%), 이베스트투자증권(117.9%) 등 4곳은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주요 은행들과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지난해 1년간 총 영업이익은 전년(10조9천660억원)보다 0.4% 줄어든 10조9천1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 대비 2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에는 절반 수준(52.4%)에 그쳤으나 2020년(71.8%)에는 70%를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비해 넘쳐나는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은행권을 이탈해 주식시장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가 올해에도 지속되면서 두 업계간 실적 격차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환경이 금방 좋아지지 않고 사모펀드 사태로 각종 상품을 파는 데에도 제약이 있어 은행으로서는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며 "반면 증권사들은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어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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