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ESG 문제기업에 주주제안 차질 전망

류병화 2021.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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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기업에 사외이사 선임을 강제하는 주주제안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오는 16일과 'ESG 문제기업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 안건을 종합 논의하고 한 차례 더 논의를 이어간 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상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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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문제기업 사외이사 제안' 안건 기금위로
중하순 논의해 6주 전 주주제안 못 맞출 전망
안건 내용 구체화되고 기금위원 동의 늘어나
수탁위, 후속조치 점검..내년 주총 격화할 듯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조흥식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조 부위원장 뒤로 전국금융산업노조, 금속노조, 택배노조, 참여연대 등 회원들이 국민연금에 대해 주주권 행사 촉구 등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1.01.2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기업에 사외이사 선임을 강제하는 주주제안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강한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을 행사하기 어려워졌지만 지난해보다 논의를 구체화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주주권 행사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오는 16일과 'ESG 문제기업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 안건을 종합 논의하고 한 차례 더 논의를 이어간 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상정한다.

수탁위는 지난 5일과 9일 해당 안건을 논의했으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시일이 급박하게 제안된 점, 수탁위에서 다룰 성격의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금위가 다시 논의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잠정 결론을 냈다. 다만 수탁위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후속 조치가 늦어지고 있어 관련 제반 스케줄을 재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찬진 변호사 등 기금위 위원 7명은 국민연금이 ESG 문제기업에 대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금위에 안건을 발의했다. 기금위 위원 20명 중 3분의 1 이상인 7명의 동의를 얻으면 기금운용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다.

안건에는 사모펀드 소비자피해와 관련해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등과 산업재해 관련 포스코, CJ대한통운, 지배구조 관련 삼성물산 등에 사외이사 주주제안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안건은 기금위에 발의됐지만 기금위 제1차 회의에서 결론 내리지 못하고 수탁위로 안건 검토를 넘겼다. 다시 수탁위로부터 안건을 넘겨받은 기금위는 이달 중하순께 제2차 회의를 잡고 안건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금위 시기가 이달 중하순으로 미뤄지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지게 됐다.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주총 6주 전에 제출돼야 해 3월 정기 주총 6주 전에 논의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기금위의 최종 판단이 이달 중하순에 이뤄지게 되면서 6주 전 주주제안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조, 금속노조, 택배노조, 참여연대 등 회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국민연금에 대해 주주권 행사 촉구 등 피케팅을 마친 뒤 나가고 있다. 2021.01.29. yesphoto@newsis.com

국민연금의 ESG 문제기업 주주제안 논의는 내년 주총 시즌에 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기금위에서는 지난해 2월에도 '문제기업에 주주제안을 실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건이 발의되려 했으나 무산됐던 바 있다.

당시 이찬진 기금위원은 효성,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을 비롯해 시민단체가 '문제기업'으로 꼽아온 기업들을 주주제안 예시로 포함해 '국민연금이 이러한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다른 기금위원들에게 송부했다.

이 주주제안 촉구 제안서는 다른 기금위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안건으로 발의되지 못했으나 이번 기금위에서는 7명의 동의를 얻어 안건 발의까지 성공했다.

또한 단순히 문제기업 주주제안이 아니라 'ESG 문제기업 사외이사 주주제안'으로 특정되면서 논의가 구체화돼 내년 주총에서 더욱 논의의 불을 지필 토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hw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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