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쉬었음' 인구 272만명..'청년실신' 대책 내달까지 낸다

김혜지 기자 2021. 2. 14.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취업난 1년째..그냥 쉰 2030 인구 30%대 '급증'
정부 110만 공공일자리 채용..'일경험' 중심 대책 낸다
2020.12.17/뉴스1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별다른 취업이나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쉰' 인구가 역대 최대인 272만명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청년층 실업난이 더욱 깊어진 영향이 크다.

이에 정부는 학교 졸업시즌의 끝자락인 다음 달까지 청년 고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올해 세금으로 만든 공공 일자리 110만개 이상을 채용한다.

14일 통계청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해 37만9000명(16.2%) 급증한 27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쉬었음 인구가 27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8만2000명 대폭 감소한 2581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일할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취업자 수 10분의 1에 달하는 것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통상 쉬었음 인구는 은퇴 후 잠시 휴식을 취하며 노후를 준비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직 활동이 활발해야 할 20~30대 청년층에서 쉬었음 인구가 급증세를 보여 우려를 자아낸다.

지난달 쉬었음 인구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구직 적령기로 일컫는 20~29세가 4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5000명(29.4%) 크게 늘었다.

이어서 30~39세는 28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7만1000명(33.9%) 급증했다.

반면 50~60대의 경우 절대적인 쉬었음 인구 자체는 20~30대보다 많았으나(각 48만1000명, 116만2000명), 증가율은(0.6%, 15.0%) 젊은층에 크게 못미쳤다.

40대 쉬었음 인구도 29만7000명으로,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4만1000명(16.2%)을 기록했다.

최근 청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만큼 청년실업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3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은 현재 고용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바로 실업으로 가기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많이 빠지기 때문"이라면서 "그럴 때 보통 택하는 것이 큰 이유 없는 그냥 쉬었음이라서 (규모가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기업들은 일제히 채용규모를 줄이면서 위기 대응에 들어갔다.

이후로 채용시장이 개선되지 않은 채 1년이 지나면서, 점차 구직활동 자체를 손놓고 쉬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는 대면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에 더욱 중점적 피해를 입혔다. 많은 청년이 정규직 취업을 준비하면서 임시로 택했던 '알바'(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증발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고용 위기는 일부 취약 청년들을 금융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간에서 청년 실업과 신용불량 문제를 합쳐 '청년실신'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2021.2.3/뉴스1

정부는 코로나19 청년 고용위기 해소를 위해 올해 1분기(~3월) 안으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9일 긴급고용대책 점검회의에서 "올해 1분기가 신속한 고용회복 가능성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는 청년 등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고 있는 만큼 고용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추가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정부 고용대책의 핵심은 '세금 일자리 110만개'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고용위기 완화를 위한 공공일자리 1분기 집중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직접일자리의 경우 다음 달까지 83만명을 채용해 올해 계획한 104만2000개 중 72.9%를 조기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서비스일자리는 올해 계획한 6만3000개의 44%에 달하는 2만8000개를 1분기 안에 채용하기로 했다.

공무원 충원에도 발빠르게 나선다. 우선 필수 공공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약 3만명(국가직 1.6만명, 지방직 1.3만명)을 충원한다. 고용부도 올해 처음 시행에 들어간 국민취업지원제도 운영을 위해 올 하반기 전담 공무원 74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다음 달 안으로 발표되는 새로운 대책은 청년에 일경험을 제공하고 경력 개발을 돕는 '청년디지털일자리', '청년일경험지원사업'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금으로 만드는 재정 일자리가 단기 일자리로 전락하며, 단순 소득 지원 효과만을 창출하는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앞서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올해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운 청년의 비경제활동인구 유입을 최소화하고자 일 경험과 훈련 기회를 확대하고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