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원영이 사태 없도록..초등 예비소집 불참 62명 조사
[앵커]
다음 달,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초등학교 입학 예정 아동 60여 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5년 전, 야산에 암매장된 채 발견된 '원영이 사건'이나 최근 '정인이 사건'처럼 아동학대 피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경찰이 추적에 나섰습니다.
안윤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6년, 7살 남자 어린이가 집 근처 야산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된 '원영이 사건'.
친아버지와 계모의 끔찍한 학대가 2~3년 동안 계속됐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추운 겨울 욕실에 가둬놓고 찬물을 퍼부은 뒤 그대로 놔둬 숨지게 했습니다.
[신 모 씨 / 신원영 군 친부 (지난 2016년) : 때리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사망 사실 정말 모르셨어요?) 네, 몰랐습니다.]
[김 모 씨 / 신원영 군 계모 (지난 2016년) : (아이를 살해는 안 하셨나요?) 살해는 안 했어요.]
이들은 인적이 드문 밤을 틈타, 신 군 할아버지 묘소 옆에 아들을 묻고 태연하게 생활했습니다.
자칫 묻힐 뻔한 사건, 그러나 원영이가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해 학교 측이 실종신고를 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올해, 전국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참석하지 않은 아동은 지난 4일 기준으로 246명.
이 가운데 184명은 해외 출국이나 비인가 대안학교 진학, 홈스쿨링 등을 이유로 예비소집에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62명은 신변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나섰습니다.
57명은 해외, 5명은 국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확한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이 학대 피해자로 확인된 사례는 38건에 달합니다.
[임호선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교육 당국과 경찰의 적극적인 협업도 중요하지만, 주위 분들의 신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함께 아동학대 사례 판정을 할 수 있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면 실태 파악이 더 힘듭니다.
최근 인천에선 친모가 출생신고도 안 한 8살짜리 딸을 숨지게 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제도적 감시망의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공혜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누락 없는 출생 등록제'가 있었는데요. 대책이나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실천하고 있는 방안도 없기 때문에….]
경찰은 최근 16개월 입양아가 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에서 세 차례 신고를 묵살하는 등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후 경찰은 미확인 아동 62명이 학대 피해자일 상황을 가정하고 소재 파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장기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질 않은 아동 3명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아동학대 사건 발생 시 국가수사본부 차원에서 특별 수사지휘를 내리기로 하고, 학대예방 전문 담당관을 경력채용 하는 등 제2의 원영이·정인이 사건을 막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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