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에 흔한 루푸스..붉은 반점 생기면 조기 진단 받자
완치는 어렵지만 예방·치료 가능
햇빛 조심하고 피로·스트레스 피해야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어느날 갑자기 얼굴에 나비모양의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면 전신홍반루푸스(루푸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루푸스는 피부에 빨간 발진이 생기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이다. 루프스는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로 환자의 피부에 염증에 의해 발진이 생겼을 때 그 모양이 늑대에 물린 것 같이 보인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미국의 유명 가수 셀레나 고메즈도 루푸스 투병 사실을 고백,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친구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루푸스는 주로 여성에게서 발생한다.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루푸스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만6556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 환자가 2만2991명으로 전체의 86.6%에 달한다.
또 백인에게서는 0.05~0.1%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는 희귀질환이지만 동아시아인에게서는 유병률이 더 높고 증상도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푸스는 특히 30~40대의 젊은 여성에게 흔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루푸스에 더 잘 걸리는 것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염증반응과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나 형제 중에 루푸스가 있는 경우는 루푸스 환자의 10% 이내이며 루푸스 환자에서 태어난 아이의 5% 이내에서 이 병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으로는 미열, 부종, 피로감, 무력감, 체중 감소, 전신 불쾌감 등이 있다. 얼굴 볼이나 손발 부위가 빨갛게 변하는 피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급성 출혈, 호흡 곤란, 의식 저하 등 비교적 심각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루푸스는 면역계 이상으로 인체 내 면역세포들이 자신의 장기나 조직을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루푸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감염이나 자외선 노출, 과도한 스트레스, 특정 약물, 호르몬, 유전적 소인 등이 작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절, 근육, 피부, 신경조직, 콩팥 등 전신의 모든 조직이 공격대상이 되고 이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질환의 진행에 대한 예측과 치료가 어렵다.
서창희 아주대 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루푸스는 환자마다 그 증상이 다르고 환자 개인에게도 시간에 따라 다른 증상이 나타나므로 진단이 쉽지 않다"며 "환자의 자세한 병력조사 및 현재 증상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혈액 검사에서 혈액세포의 이상이나 자가 항체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호 서울대 피부과 교수는 "루푸스는 피부 한 군데에만 병변을 보이는 아주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도 있고, 내부 장기가 침범돼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류마티스학회는 루푸스 진단 기준으로 ▲뺨의 나비 모양의 홍반▲원반성 피부병변▲햇빛에 대한 과민 반응▲구강 궤양 ▲관절염 ▲신질환 ▲신경학적 질환 ▲장막염 ▲혈액학적 질환 ▲면역학적 질환 ▲항핵항체 양성 등 11가지를 제시했다. 이 중 네 개 이상을 만족시키면 루푸스라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루푸스는 아직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치료는 급성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억제하고 신체 장기의 손상을 최대한 막는 것으로 진행된다. 크게 증상 치료와 원인 치료로 나뉘는데 증상 치료는 루푸스의 염증으로 발생한 통증을 조절하는 것으로 대개 비스테로이드소염약을 사용해 관절염, 늑막염, 심낭염 등을 조절하게 된다. 원인 치료는 루푸스의 원인인 자가 면역을 조절하는 것으로 항말라리아약, 스테로이드, 싸이톡산, 이뮤란, 싸이클로스포린 등이 있으며 환자에 증상과 염증 정도에 따라 적절히 조절하게 된다.
혈관 분포가 상대적으로 많은 신장에 염증과 손상이 일어나는 '루푸스 신염(심장염)'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10년 내에 87%의 환자가 말기신부전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루푸스 신염은 그동안은 적절한 치료제가 없었지만 일진그룹이 투자한 캐나다 제약회사 '오리니아'가 개발한 루푸스신염 치료제 '루프키니스'가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루푸스신염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열렸다.
루푸스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 교수는 "루푸스를 예방할 수는 없으나 환자 스스로 악화를 막을 수 있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 피로, 약물에 대한 이상반응, 병원균 감염, 스트레스 등이 악화의 원인인 만큼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병의 악화 시 발열, 근육통, 두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로감 등이 나타나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빨리 병원으로 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태양광선은 물론 집안에 있는 형광등 자외선도 흡수하지 않도록 실내에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자외선을 차단하면 피부에서 비타민 D 합성이 부족해 지므로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인삼, 홍삼, 상황버섯 등 면역력을 올려준다고 알려진 것들은 루푸스 환자의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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