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감춘 추미애 '지휘권 발동·감찰 지시' 사건들

박서경 2021. 2. 1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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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역사에 남을 검찰개혁 기틀 마련" 자평
채널A 사건 결론 안 나..尹 가족 수사도 무소식
총장 징계 근거 내세운 '판사 사찰' 의혹 무혐의

[앵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임기 1년 내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 등으로 '사상 초유'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녔습니다.

추 전 장관은 이제 법무부를 떠났지만,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관련 사건들은 대부분 뚜렷한 결과 없이 흐지부지되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달 물러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임식에서 1년 임기를 이렇게 자평했습니다.

[추미애 / 전 법무부 장관 (지난달 27일, 이임식) : 검찰에 대한 장관의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 냈습니다.]

추 전 장관이 말한 민주적 통제 가운데 대표적인 게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이었습니다.

16년 전 단 한 차례밖에 발동된 적이 없지만, 추 전 장관은 채널A 강요미수 사건과 라임 사태 관련 검사·정치인 비위 의혹, 윤 총장 가족과 측근 수사 무마 의혹까지.

임기 동안 두 차례, 모두 6건에 대해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 시켰습니다.

하지만 수사 결과가 나온 건 현직검사 등 3명과 윤갑근 전 고검장을 재판에 넘긴 라임 펀드 사건과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윤 총장 장모 사건 등 두 건뿐입니다.

반면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의 발단이 된 채널A 사건은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됐다는 이유로 윤 총장 지휘를 배제했지만, 기소 여부조차 결론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 총장 부인의 전시회 협찬금 수수와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윤 총장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 친형의 뇌물수수 혐의 무마 의혹 사건 수사 등도 거북이걸음 중입니다.

추 전 장관은 윤 총장 연루 의혹이 불거진 사건들을 겨냥해 수차례 직접 감찰을 지시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소식이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이나 유력 언론사 사주를 만났다는 의혹, 라임 사태와 관련한 검사 접대 은폐 의혹과 야당 정치인 부실 수사 의혹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밖에 윤 총장의 특수활동비 사용이나 '검사 육탄전'의 당사자인 정진웅 차장검사 기소의 적절성을 따지겠다며 감찰을 지시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습니다.

추 전 장관이 퇴임한 지금 감찰과 진상조사 결과는커녕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윤 총장 징계 혐의 가운데 하나로 감찰과 함께 수사 의뢰까지 했던 '판사 사찰 문건' 관련 의혹은 서울고검에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습니다.

임기 내내 검찰과 극단적인 대치를 이어가던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달 먼저 퇴임했고, 윤 총장도 오는 7월이면 임기를 채우고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지난해 숱한 논란을 불러왔던 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 사건도 동력을 잃은 채 사실상 흐지부지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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