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족 아이들의 두 번째 아빠, 한글학교 교장 황인주 씨

YTN 2021. 2. 1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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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중남부에 위치한 도시 프레즈노.

농업이 발달한 도시로 동남아 난민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20년째 프레즈노의 몽족 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황인주 씨는 이 지역 한글학교의 교장 선생님입니다.

[황인주 / 한글학교 교장 : (지금 뭐하고 계세요?) 지금 집집 마다 우리 학생들에게 나눠줄 점심 포장하고, 그다음에 이 집이 좀 어려워서 아이들도 많고 해서 쌀하고 라면을 전달하는 거예요.]

그동안 학교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 정책으로 무료 급식을 먹어왔던 몽족 아이들.

하지만 코로나19로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자 점심도 먹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를 알게 된 황인주 씨가 교육 당국에 요청해 직접 급식을 받아 각 가정에 배달하기에 나선 것.

[황인주 / 한글학교 교장 : 이 음식은 급식 지원을 받은 거고 사실 시에서 돈을 대는 거죠. 저희는 팬데믹 때문에 이걸 받아서 다시 저소득층 아이들, 360명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오늘 전달합니다.]

지원받은 음식들을 구역별로 나누어 봉사자들과 함께 배달하는데요.

아침 9시부터 준비를 시작해 오후 3시나 되어야 배달 업무가 끝납니다.

"하이파이브!"

인주 씨가 주로 돕는 몽족은 동남아 전역에 퍼져 사는 소수민족입니다.

지난 1975년, 15년 넘게 이어져 온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살 곳을 잃은 몽족들.

난민캠프를 돌아다니다 결국 미국까지 오게 됐다고 합니다.

특별히 이들을 돕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황인주 / 한글학교 교장 : 특별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방치돼 있었어요. 엄마나 아빠가 계시면 이분들은 농사를 지으러 나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순전히 아이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환경에 방치되어 있었어요.]

한국의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한 인주 씨.

직접 한글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데요.

[ 라일라 / 한글학교 학생 : (한글학교에 갈 수 없다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학교에서 쉬기도 하고 정말 재밌는 것도 하거든요.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고 우정도 쌓아요. 한글학교는 우리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어요.]

한글학교에서는 성실한 아이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고, 해마다 한 번씩 여행도 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포기해야 할 게 많아졌습니다.

[황인주 / 한글학교 교장 : 한글학교도 코로나 이후에 대면 교실을 할 수가 없으니까 다 줌으로 하고요. 줌이나 이런 인터넷을 활용해서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는 각 가정당 5대까지 컴퓨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몽족 가정의 자녀 수는 보통 7명에서 12명으로 컴퓨터가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몽족 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이라면 꼭 구해줬던 한글학교 교장 선생님,

이번에도 아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 중고 컴퓨터를 구해왔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노트북뿐 아니라,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방과 후 수업도 마련했습니다.

[웬디 타오 / 한글학교 학생 : 이해 못 할 때마다 선생님께 물어보면 그게 어떻게 되는 건지 단계적으로 알려주세요. 학교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이 한글학교가 없었다면 저는 나쁜 일을 하고 마약을 하고 나쁜 길로 갔을 거예요. 한글학교와 황인주 선생님이 없었다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황인주 씨가 교육과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정기적인 상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학생 가운데 나쁜 유혹에 노출되거나,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주 씨는 몽족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을 주기 위해 상담 공부도 시작했다는데요.

이런 진심이 전해진 걸까요?

많은 학생이 졸업한 뒤에도 여전히 황인주 씨를 보러 다시 학교를 찾고 있습니다.

[미키 타오 / 한글학교 졸업생 : 저의 한글학교는 저에게 두 번째 가족과 같습니다. 정말 많은 의미이죠. 많은 추억이 있고 제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저와 함께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저에게 두 번째 가족과 같아요. 황 선생님은 저에게 아빠와 같습니다. 아빠, 멘토, 교사, 상담자이죠.]

몽족 학생들에게만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황인주 씨에게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황인주 / 한글학교 교장 : 우리의 자체 학교 센터 빌딩이 있어야 마음껏 아침저녁으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고, 그런 부분도 다 우리가 하기 위해서 어떤 우리의 센터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에게 저에게 있어서는 가장 긴급한 지금의 고민입니다.]

여전히 무얼 더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하며, 코로나 이전처럼 아이들이 다시 모여 즐겁게 지낼 수 있기만을 바라는 황인주 씨.

그 소망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기를 함께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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