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To do list <중>] 대선 전 '6월 국감'..가능할까?

문혜현 2021. 2.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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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을 앞두고 '6월 국정감사'가 실시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 국정감사. /이새롬 기자

지난 2020년 4·15 총선을 시작으로 정치권은 2022년까지 매년 선거를 치르게 됐다. 2개월 뒤 치러지는 4·7 보궐선거를 지나면 바로 '대선 정국'이 된다. 정치권에선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을 고려해 통상 9월 정기국회 때 진행되던 국정감사를 올해 6월로 당기고, 2022년 3월과 6월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합해 치르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빅이벤트'를 앞두고 정치권이 분주한 가운데 <더팩트>는 대선·지선 통합 문제, 6월 국감의 실현 가능성 및 찬반 논의, 4월 재보선 후보 기상도를 시간 역순에 따라 'To do list' 형태로 조명해봤다. <편집자 주>

전례 없지만 소문 무성…찬반 나뉜 국회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국정감사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으로, 입법 기능 외에 행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절차다. 국회법상 국정감사는 매년 정기회 이전에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감사하도록 돼 있지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감사를 실시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국회는 통상 9월 정기회 중에 국정감사를 치른다. 대부분 추석 명절을 앞뒤로 치러져 정치권에선 가을을 '국감의 계절'이라고도 하지만, 의원들에게 국감은 '정기국회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 일정을 고려해 국정감사를 6월에 치를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실제 국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도 국회운영기본일정'에 따르면 6월 임시회가 6월 1일부터 30일간 열리고, 국정감사는 6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열린다고 적혀 있다.

국회는 해당 자료에서 6월 국정감사에 대해 "연간 국회운영기본일정에 국정감사를 정기회 이전 6월로 반영하여 정기회 기간에 예산안 및 법률안 등 안건심사를 위한 충실한 기간 확보. 다만, 여야합의에 의한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 실시 가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일하는 국회법' 등 국회법 개정에 따라 예측가능한 의사운영을 통해 의정활동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예산안 등을 법정처리시한 안에 처리하면서 국정운영의 책임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국회는 △국회법 개정에 따라 연간 국회 운영 기본일정에 3월 및 5월에도 임시회를 집회하도록 해 상시국회체제를 확립하고 일하는 국회 구현 △상임위원회는 매월 2회 이상, 법률안 심사 소위원회는 매월 3회 이상 개회 실시 등을 통해 국회의 본원적 기능인 입법 심사의 활성화를 도모를 명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감사는 대체로 여야 교섭단체 협의에 따라 진행돼 왔기 때문에 6월 실시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정감사는 사실 의장님과 양당 교섭단체에서 협의해 하는 것"이라며 "원래 국회법 취지 상으로는 정기회 전에 국정감사 해서 그 결과를 토대로 예산심사에 반영하는 것이지만 양당 협의 하에 정기회에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이 있다고 해서 국정감사를 앞당겨 한 사례는 없다"며 "18대 대선 때는 12월에 선거가 치러졌다. 정기회 직후임에도 국정감사는 9~10월에 열렸다"고 말했다.

여야 교섭단체에서도 특별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협의된 게 없다"면서 "(민주당은) 여야 협의가 되면 어떤 결정이든 따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6월 국정감사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 실정을 피하기 위해 (국정감사를) 6월로 앞당기려고 한다는 주장이 있어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여당에서)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가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여야 보좌진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 여당 보좌진은 통화에서 "(국정감사 일정은) 다음 원내대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6월 국정감사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임기는 1년으로, 김태년 원내대표는 올해 5월 종료 예정이다. 해당 보좌진은 "지금까지 대선 전년도에 6월 국정감사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대선과 국정감사는 아무 관련이 없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의원실들도 딱히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야당 보좌진은 "6월 국감에 찬성한다"고 했다. 그는 "결국 매년 하던 대로 할 것 같다. 국회가 생각보다 관성이 강해서 변화가 느리다"면서도 "6월에 국정감사를 하고 정기회 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더 열심히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 끝나자마자 예산정국이 되는 건 비효율적이다. 분산해서 하는 게 좋다"며 "매년 명절을 앞두고 국정감사라 마음 편히 보내지 못한 것도 있다"며 웃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대부분 6월 국정감사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 /남윤호 기자

국정감사는 6월에 치뤄져도 되는 걸까? 여야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전문가는 '부실 국감'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통화에서 "국정감사는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국정 운영에 대한 예산 집행과 정책 실행, 업적에 대한 결산을 보는 건데, 그걸 앞당겨 하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대선이 겹쳐 있기는 하지만 내년 3월이지 않나"라며 "국회 운영을 선거 중심으로, 선거를 위한 편의주의에 입각해서 조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양 전 교수는 "어차피 금년 국감과 예결산 문제가 잘 되리라고 보진 않는다. 대선 정국으로 휘말리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의 일을 임의적으로 하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들도 국정감사 준비를 하기 위해 모든 업무를 중단하는 등 엄청난 부담이다. 그렇게 일찍 국정감사를 끝내고 나면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살림이 이렇게 비정기적·임의적으로 돼선 곤란하다. 해야할 일은 제대로 하면서 선거는 선거 대로 이야기 해야 한다. 국회가 선거를 위해서 있는 건 아니지 않나"며 "국회 일정은 정해져 있고, 그에 따라 가는 게 정상이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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