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현 탄생 100주년 기념전..한국화의 현대화
[KBS 청주]
[앵커]
어머니의 고향인 청주에서 여생을 보낸 운보 김기창의 아내로 잘 알려진 화가, 우향 박래현인데요.
누군가의 아내도, 어머니도 아닌 화가로서의 우향을 기리는 특별전이 청주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운보 김기창 화백의 곁을 늘 그림자처럼 지켜온 아내.
풍경화, 초상화, 추상화와 판화까지 다양한 소재로 외연을 넓혀간 화가, 우향 박래현입니다.
우향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특별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한창입니다.
20대 초반 초기 작품부터 향년 56세에 일찍 숨을 거두기 전까지 대표작 백여점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양시내/청주시 수곡동 : "코로나19도 그렇고 육아도 같이 병행하면서 오랜만에 전시를 찾았고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런 여성 미술가가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고…."]
군데군데 짙고 예리한 선에, 분할된 면 사이사이 스민 독특한 색감들.
6·25 전쟁 직후의 궁핍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당대 최고의 공모전이었던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에, 또 다른 작품으로 연이어 대통령상을 받아 그의 힘찬 붓질만큼이나 화가로서 당찬 경지에 올랐습니다.
[이효진/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박래현이 좋아했음직한 색깔들, 계속 반복되는 일종의 모양 같은 것도 발견하실 수 있을 텐데요. 박래현이라는 화가가 이 작품을 그릴 때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 떠올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사에 자녀 돌봄, 남편 지원, 나만의 창작 활동까지.
희생과 헌신으로 그 모든 것을 감내해 온 흔적도 작품 곳곳에 여실히 담겨 있습니다.
[박희찬/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 "굳이 여성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억압된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국립미술관에서 조명을 해주는 게 좋은 역할을 한다고 느끼고 있고요."]
운보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 그리고 여류라는 굴레를 넘어 한국화의 현대화를 개척한 예술가 박래현 탄생 100주년 기념전은 오는 5월 9일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최승연 기자 (victory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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