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22명 성착취했는데 징역 3년.."경찰이 위법 수사"

김채린 2021. 2. 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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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무 명이 넘는 미성년자를 성 착취하는 중범죄를 저지른 20대 남성이 징역 3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습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는데, ​경찰이 위법하게 수사했다며 항소했고, 결국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 건데요.

1심에서 깊이 반성한다고 했던 이 남성,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김채린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20대 남성 이 모 씨는 2017년 9월부터 온라인 채팅을 통해 주로 10대 초반의 여자 아이들과 접촉했습니다.

성적 학대를 일삼으며 촬영까지 요구한 뒤, 사진과 영상을 전송받았습니다.

일부 피해자에겐 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하면서 돈이나 속옷을 요구했고, 피해자가 연락을 차단하자 피해자 지인들에게 촬영물을 유포하기도 했습니다.

1년 반가량 이어진 범행, 경찰 수사로 확인된 미성년 피해자만 22명에 이릅니다.

결국 범행을 자백하고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씨는,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항소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의 압수수색을 문제 삼았습니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성 착취물을 별도 영장 없이 압수했고, 영장이 없는데도 동의조차 구하지 않고 이 씨의 클라우드에 무단 접속해 증거물을 찾았다는 겁니다.

항소심 법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를 유죄의 근거로 쓸 순 없다며, A 씨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 유죄가 인정된 피해자는 15명으로 줄었고, 이 씨는 징역 3년으로 감형됐습니다.

대법원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범행을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도록 지난해 12월 양형 기준을 신설했지만, 그 전에 기소된 사건에 대해선 효력이 없습니다.

[서혜진/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배제돼야 한다는 것은 형사법의 대원칙이기 때문에, 적법하게 수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거거든요. (수사기관이) 개선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 씨는 경찰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가 더 많다며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한종헌

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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