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코로나 시대의 K-청년 3편 '벼락 거지'

염규현,양효걸 2021. 2. 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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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알바로 부족한 학자금 충당 ‘알부자족’

취업도, 창업도 막힌 현실, 모두가 배달로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이런 생각이...

“굳이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타야 하나 싶기도 하고.”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연속기획, 코로나시대의 K청년, 지난 2편에서는 취업난 속에 학자금과 생계비 마련을 위해 단기 임시직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만나봤는데요.

그런데, 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한 젊은이들조차도 막막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인지 지금부터 길 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주택가

현재 시각 밤 11시

지금 시간이 밤 11시를 조금 넘겼는데요.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

늦은 밤에 만날 사람은?

열심히 공부 중인 학생?

[임성원/24] "(저희를 밤에 와야 한다고 하신 이유가...)미국 주식은 오픈 시간이 11시 반이어서. (그럼 지금 주식은 다 해외주식?) 네."

[임성원/24] "한국 주식도 하고 미국 주식도 하면은 체력적으로 좀 힘드니까. 동시에 했던 적도 있는데"

[임성원/24] "(한국 증시는 오후 세시 반까지 하잖아요). 그렇죠. 잠깐 쉬고 미국은 프리 장이라는 게 있는데. (프리장은 뭐예요?)"

미장 : 미국 주식 시장 프리장 : 정규 시장 이전에 시작하는 장

[임성원/24] "정규 시장 이전에 시작하는(장이에요.)"

Q 그러면 잠은 언제?

[임성원/24] "늦게 잘 때는 3시까지 자고, 한 7시 반 쯤에 일어나고"

큰 이슈가 있던 날이라

한시도 호가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임성원/24] "(지금도 저.저랑 대화를 하면서 자꾸 눈이.) 네. 가격이 오면 사야 하니까. (저 때문에 좀 늦은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임성원/24] "(눈빛이 좀 원망스러운 눈빛인데.) 좀 아쉽긴 한데."

[로드맨] "성원 씨 같이 노려보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는 얘기네요."

[임성원 / 24] "(저보다 빨리) 반응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5분 전. 이게 거의 초 단위로 올라오는 거네요.) 그렇죠."

밤을 잊은 온라인 커뮤니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주식관련 글

[임성원/24] "4분, 2분 계속 올라오는 것 같아요."

Q. 밤잠 줄이면서..왜?

[임성원/24] "오히려 지금 학자금대출이니 뭐니 해서. 빚만 지는 상황이지 누가 돈을 갖고 있겠어요. 그래서 젊은이들이 유입할 수 있는 그 시장은 주식 시장밖에 없는 것 같아서."

[로드맨] "내가 선택을 했다기보다는. 이거밖에 없는."

[임성원/24] "그렇죠. 살아남고자 하려면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임 씨가 속해있다는 투자 동아리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대학생 연합동아리 ‘위닝 펀드’

입문반?실전반 체계적 학습

전문가 뺨치는 보고서까지

[장진영/26] "원금의 세 배 정도 지금."

[우용안/25] "반년 투자에 50프로"

[유소정/23] "저는 35%정도."

[로드맨] "자랑 타임은 끝났고. 나 이렇게 물려봤다."

[우용안 / 25] "바이오주 하나 잘못 들어갔다가 30퍼센트 손해 보고 손절을 했거든요."

Q 왜 주식 투자?

[우용안/주식 투자 동아리 회원] "힘들게 취업을 했음에도. 그렇게 버는 돈이 내가 들인 노력보다 크지 않고."

[유소정/주식 투자 동아리 회원] "재테크를 안 하게 되면 도태되고 있다 뒤처지고 있다. 이런 생각들을. 제가 그 세대지만 불쌍하고. 어떻게 아등바등 해보자고 하는 이런 청년세대들의 노력도 약간 눈물 나고."

코로나 이후 주식 동아리 지원자 40% 증가, 경쟁률 4:1

[임성원/주식 투자 동아리 회원] "음식점에 가도. 다 옆 테이블이 다 주식 얘기를 하고. (지금 상황이) 좋으면서 무서운 것 같아요. 이게 언제꺼질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

재테크, 주식 투자 서적은 서점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 실용서 서점가 점령

사상 첫 종합 베스트 셀러 ‘1위’

[구건호·이은지/시민] "저는 아예 관심 없었는데 요즘 친구들도 다 시작해본다고 해서 (100명 중에 몇 명 정도 하는 것 같습니까) 한 80명은 관심 있는 것 같아요."

불안한 마음에 책장을 펴보지만..

[김은아·이승수/직장인] "직장만 다녀서는노후대책 같은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팩트맨] "청년 세대의 이른바 ‘영끌’ 투자 열풍, 어느 정도일까요. 지난 한 해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는 7백 23만 개, 이 중 3백 92만 개를 20대와 30대가 만들었습니다. 청년 열에 아홉은 주식투자를 하고 있거나, 할 생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빚을 내서 무리한 투자를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한 푼 두 푼 모으다 보면 잘 살 수 있을 거라 말하기에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이른바, FOMO 현상, 고립에 대한 공포감으로, 다들 돈을 버는데 자신만 낙오돼 ‘벼락 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표현한 말입니다."

과연 무엇이 이렇게 청년들을 불안함으로 내모는 걸까요. 로드맨이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

로드맨이 간 곳은?

서울 마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로드맨] "안녕하세요. 저희가 2억 정도 가지고 집을 구해보려고 하거든요. 지금 어디로 가볼 수 있을까요?"

20대 상위 20% 자산 2억 원

서울 전세 가능할까?

[이진영/공인중개사] "래미안이 25평 아파트 전세가 2억 정도해요"

2억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 가능?!

[이진영/공인중개사] "(이 아파트 몇 평을 저희가 보러 온 겁니까, 지금?) 25평이요. (방 3개짜리 아파트가 2억이라고요?)"

[이진영/공인중개사] "2010년도잖아요. (2010년도 기준으로?) 네"

2010년 전세 2억 매매 4억

[이진영/공인중개사] "(시계를 2020년으로 돌리면) 돌리면 매매가는 25평이 10억 초반대 하고요. 그리고 전세가는 한 6억 (정도) (3배가 됐네요?)"

2021년 전세 6억 매매 10억

[로드맨] "어떻게 10년 새 3배가 되면 이걸 어떻게 모읍니까, 이 돈을? (그러게요.)"

2010년 전 30평대 아파트 전세는 2억 5천

[이진영/공인중개사] "(지금은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은 이 정도면 8억 5천에서 9억 합니다. 매매가가 아니고 전세가가"

[이진영/공인중개사] "(2억 가지고 2021년에 얻으러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투룸 빌라를 보러 가야죠."

[이진영/공인중개사] "(어딥니까?) 지금 이 빌라예요. 현재 2억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은 투룸 정도예요."

치솟는 집값에 높아지는 자산 장벽

평균 임금 근로자의 ‘내집마련’, 100% 저축하면 36년, 30% 저축하면 118년

[이진영/공인중개사] "(어떤 생각 드세요?) 우리 아들 장가갈 때 어떡하나 싶어요. (진짜 남 얘기 아니네요.) 네. 남 얘기 아니에요."

결혼·출산은 ‘남 얘기’

예비 신혼부부들의 얘기도 들어봤습니다.

[김경진·이예은/예비신혼부부] "(옷이 일단은. 똑같은 옷을 입었어요.) 이번에 한 번 커플로 맞췄습니다. (약간 바퀴벌레같기도 하고.)"

시작부터 막히는 결혼

전세 매물 실종에 가격은 천정부지

[김경진·이예은/예비신혼부부] "힘들게 구했어요. 전세 매물이 없어서. 보기만 하는 데도 5만원을 달라는 집 주인들이 있어요. (아니 그럼 열 번 보면 50만원이에요?) 그렇죠."

[김경진·이예은/예비신혼부부]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는 빚을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80퍼센트 저축하고 살았는데) 네. 맞아요 근데 지금 통장 잔고가. 없어졌어요 갑자기."

과도한 주거비용 출산은 ‘무기한 연기’

[로드맨] "두 분 이제 결혼 하셔도 허리띠 좀 졸라 매셔야 되겠네요"

[김경진·이예은/예비신혼부부]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애기는 아직 생각을 할 수가 없어요 아직은. 어느정도 안정이 돼야 애기도 낳고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청년들은 이미 거대한 자산 장벽에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당장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더 노력하라”는 말이 그들에게 폭력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연속기획 코로나 시대의 K-청년, 다음 편에서는 계층 사다리 역할을 했던 우리 '청년 교육'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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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규현,양효걸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87056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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