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다시 알아봐..'반려견 치매 치료제' 사람도 될까?
[뉴스데스크] ◀ 앵커 ▶
반려견이 치매에 걸리면 주인을 못알아보기도 하고, 잘 가리던 대소변 실수를 하기도 하죠.
개는 사람처럼 치매에 걸리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반려견도 사람도 치매에 걸리는 원인은 같은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치료제가 사람의 치매도 정복할 수 있을까요?
정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3살 반려견 우주.
사람으로 치면 올해 환갑입니다.
"우주야 우주야. 우주 이리로 와"
이 녀석은 주인 목소리를 못 알아듣습니다.
석 달 전 치매 판정을 받았습니다.
[치매 반려견 주인] "가족 같은 친구고 동생이고 자식인데, 못 알아보게 될까봐 걱정이에요."
9살이 넘은 반려견 5마리 중 1마리는 이런 치매 증상을 보입니다.
"빨리 나와" "빨리 나와"
이 푸들은 방향 감각을 잃었습니다.
한쪽이 뚫린 디귿자 울타리를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이 치와와는 기억을 잃고 있습니다.
주인을 봐도 못 알아봅니다.
후각을 잃기도 합니다.
이 말티즈는 컵으로 덮어 놓은 간식을 찾지 못합니다.
[문재봉/수의사] "가족을 못 알아본다든가, 평소에 다니던 집에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대소변 실수를 한다든지"
국내 바이오기업 연구진이 치매에 걸린 반려견을 치료하는 신약을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승인까지 받았습니다.
인위적으로 치매에 걸리게 만든 쥐.
뇌 속에 점처럼 박힌 찌꺼기가 보입니다.
치매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 찌꺼기입니다.
신약을 투여했더니 7개월만에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이 약을 앞에 나온 경증 이상의 치매 반려견에게 먹였습니다.
푸들은 8주 만에 방향감각을 회복했고, 치와와는 예전처럼 주인을 알아보게 됐고, 말티즈는 후각을 회복해 컵 안에 감춰놓은 먹이도 척척 찾아냅니다.
실험 결과 48마리의 반려견 모두 치매 위험 수치가 정상 범위인 평균 40점까지 떨어졌습니다.
치매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겁니다.
반려견과 사람 모두 치매에 걸리는 원인은 같습니다.
둘 다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찌거기가 뇌 속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구진의 다음 목표는 사람입니다.
[곽병주/지엔티파마 대표이사] "사람과 거의 비슷하고 지금 반려견에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사람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약효가 있을 것으로 상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사람에게도 신약으로 임상 실험을 할 계획입니다.
허가를 받는대로, 올 하반기 한 대학병원과 함께 6개월 동안 200명 정도의 치매 환자에게 투약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정진욱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 영상편집: 이현선)
MBC 뉴스는 24시간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정진욱 기자 (cool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87053_3493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