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큰 손 연기금 32일째 순매도..언제쯤 멈출까?
국내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서 32영업일 연속 주식 순매도를 기록하며 사상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전체 투자자금 중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일정 비율 수준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올라감에 따라 평가액이 커지고 커진 평가액으로 인해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이를 팔아 투자 비중을 유지하는 구조다.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주범이라는 원성도 일부 나오지만 현명한 '개미'들은 모두 알고 있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때는 연기금이 이를 방어하는 '방패'역할을 하는 구조다. 주가 하락으로 평가액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투자 비중이 낮아지면 이를 높이기 위해 기계적으로 주식을 되사게 된다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 주체 중 국내 연기금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32영업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동안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10조8131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4145억원을 순매도하며 총 11조2276억원 규모 주식을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에 코스피 지수는 2759.82에서 3100.58로, 코스닥 지수는 923.17에서 964.31로 각각 12.35%와 4.46% 올랐다. 연기금이 거대한 매물벽을 쌓아올렸지만 주가지수는 올랐다. 연기금때문에 주가가 못 오른 것이 아니라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연기금이 팔았을 뿐이다.
지난해 5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기금운용계획안을 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2020년말 17.3%에서 2021년말 16.8%로 줄이고 오는 2025년말까지 15% 안팎으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외견상 국내 주식 비중이 줄었지만 전체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2020년말 국내 주식 투자목표 금액은 137조7000억원, 올해말 투자목표 금액은 142조5000억원으로 4조8000억원 가량 늘리는 것이 목표다. 국민들이 납부하는 신규 연금이 투자원금으로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가지수가 급격하게 올랐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발표한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내 주식 연간 수익률은 20.39%다. 지난해 11월말 코스피 지수는 2591.34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말 이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이달 10일까지 19.65%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평가금액이 당초 목표치인 137조7000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주가가 10%만 올라도 13조7700억원이 저절로 불어난다. 올해말까지 국내 주식 순증 목표액인 4조8000억원 대비 세 배 넘는 돈이다. 연기금이 국내 주식을 기계적으로 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국민연금은 저절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도록 돼 있다. 주가가 10% 빠질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규모는 13조7700억원이 줄어든다.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식을 되사는 구조다.
이같은 연기금의 속성은 국내 증시 변동성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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