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직장인은 봉?..고용보험료 인상될까

조성호 2021. 2. 1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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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하면서 구직급여의 재원이 되는 고용보험기금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 구직급여를 타가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고용보험료를 내는 취업자는 늘지 않고 있어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게 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2년만에 또 다시 고용보험료를 올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2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번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다섯달만에 다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5개월 연속 1조원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소강세를 보이며 고용 지표가 상대적으로 호전되면서 구직급여 지급액도 9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다시금 1조원대가 전망되고 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고용상황 악화로 인해 구직급여 신청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고용부가 발표한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를 받겠다며 새롭게 신청한 사람은 21만2000명에 달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실업급여의 재원이 되는 고용보험기금에 보험료를 내는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증가폭이 크게 줄고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383만5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5만1000명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증가폭은 2004년 2월 13만8000명 증가에 이어 가장 적은 증가폭이다. 산업구조의 발달과 함께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하면서 지난달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은 1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늘지 않는데 구직급여를 타가야 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현상은 고용보험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실제 고용보험기금은 현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적자 전환했으며, 적자폭도 2018년 8082억원에서 2019년 2조877억원으로 계속 커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9월 기준 최대 7조465억원의 적자를 예상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자영업자 등을 모두 고용보험의 수혜자로 편입하려는 '전 국민 고용보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안팎에서는 고용보험료 인상안이 급부상하게 됐다. 고용보험료는 현재 사업자와 근로자가 0.8%씩 내고 있다. 당초 0.65%씩 내고 있던것을 2019년 10월 현재 요율로 인상했다. 올해 보험료가 올라가면 2년만의 인상이다.

실제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지난 3일 2021년 업무보고 사전브리핑 현장에서 "고용보험기금 고갈 방지와 고용보험 사업의 안정적 수행을 위한 재정건전화 방안을 올 상반기 중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료율 인상을 통해 재정건전화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고용보험료의 즉각적인 인상은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직장인들에겐 준조세 성격의 고용보험료를 바로 올릴 경우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고용부 역시 박 차관의 업무보고 브리핑 당시 발언이 기사화되자 "향후 관계부처 협의, 노사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겠단 취지로 구체적인 논의일정·세부방안 등은 전혀 정해진 바 없다"며 수습에 나섰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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