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이 화근..친구 일행 살해한 20대 男 항소심서 4년 가중

통화 후 찾아가 친구지인 살해..원심 징역 9년 → 2심 징역 13년
法 "미리 흉기 준비, 살해 피해자 지인협박..'피해자 유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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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친구와 함께 있던 일행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가중된 형량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1형사부(노경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2)에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원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4월20일 0시께 경기 여주시 가남읍 태평리의 한 노상에서 B씨의 복부를 흉기로 1차례 찔러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전날 오후 9시께 자신의 친구로부터 "네 여자친구의 전 애인 C씨(21)랑 같이 있다. 너가 C씨랑 싸워 이기면 더이상 네 여자친구의 이야기를 않겠다"는 전화를 받자 이에 격분, C씨와 다투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을 이끌고 약속장소에서 도착한 A씨는 친구와 C씨 등 6명의 일행을 보고 위압감을 느껴 조수석 글로브박스에서 미리 준비해 둔 흉기를 꺼내 바지 허리춤에 숨긴 뒤, 이들에게 접근했다.

이때 일행 중 한 명이었던 B씨가 "너 내 친구한테 왜 그러냐"라는 말과 함께 주먹으로 머리를 치자 이에 격분한 A씨는 흉기를 꺼내 B씨에게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A씨는 B씨를 살해할 고의가 없으며 자신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흉기를 소지하는 정도이고 범행당시 때도 B씨의 다리 부위를 겨냥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합의부는 A씨가 흉기를 미리 소지했다는 점은 살해의도가 보였고 범행 후, B씨에 대한 조치는 커녕 B씨의 지인들에게 되려 위협하는 등 A씨에게 중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숨진 B씨의 일행들의 도발로 A씨가 격분해 이 사건이 발생했다고 판단해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합의부는 살인범행에서 피해자에게도 일정한 귀책사유가 존재하는 '피해자 유발'이 아닌, 이 사건 A씨가 친구와 통화하던 중 단순히 발생한 화에 의해 벌어진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친구와 통화하는 그 정도 도발행위로만 살인범행을 유발하는 강한 귀책사유로 보기 힘들다"며 "범행 직후, 오히려 공격적인 행동을 그치지 않은 점을 보면 특별양형인자인 '피해자 유발' 적용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검찰과 A씨 측에서 각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이유 중,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고 검찰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기로 한다"며 "이밖의 검찰의 공소사실과 원심이 판단한 나머지 사실관계 및 양형사유는 그대로 유지, 이같이 주문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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