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도 언택트 시대' 코로나19가 가져온 신풍속도

이지연 2021. 2. 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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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저고리를 입고 옷고름에 매어 둔 복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세뱃돈을 기다리던 모습은 TV에서나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만날 수가 없으니 조카들 세뱃돈도 카카오페이나 모바일 기프티콘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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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프티콘·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송금 증가
세뱃돈으로 주식 투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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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색동저고리를 입고 옷고름에 매어 둔 복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세뱃돈을 기다리던 모습은 TV에서나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명절 풍속도가 급변했다. '랜선 차례'에 이어 '모바일 세뱃돈'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새해 첫날(음력) 받는 돈으로, 한 해의 기운을 북돋는다는 의미를 담은 세뱃돈이 이제는 무형의 디지털화폐로 전환되는 추세다. 현금을 주고받던 세뱃돈 풍경은 추억이 돼가고 있다.

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으로 직계 가족간 고향 방문이 감소한 데다가 랜선 차례가 자리를 잡으면서 변화를 가속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 수성구 주민 황모(54·여)씨는 이번 차례를 온라인으로 지냈다. 전날 미리 화상회의 앱을 설치해 뒀다. 설을 기점으로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질 필요성을 느꼈다.

만날 수가 없으니 조카들 세뱃돈도 카카오페이나 모바일 기프티콘으로 전했다.

황씨는 "랜선 차례니, 디지털이니 하는 말들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와는 상관없게 느껴졌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어쩔수 없이 세뱃돈을 모바일로 처음 송금해 봤다. 랜선 차례처럼 눈앞에서 나눌 수 있는 기쁨은 없었지만 확실히 편리해 다음 설에도 이렇게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카카오페이 등은 설날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송금봉투기능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봉투에 담아 세뱃돈을 전하는 문화를 모바일에 적용했다. 네이버페이도 휴대폰 번호만 있으면 송금할 수 있어 노년층이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한가위 송금봉투' 이용량이 2019년에 비해 37.4% 증가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세뱃돈을 받아들고 연휴에 친구와 삼삼오오 모이던 모습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디지털화폐의 또 다른 형태로 이동하는 추세다.

북구 동천동의 이모(21)씨는 "삼촌과 고모, 이모들이 카카오페이로 세뱃돈을 줬다. 세배도 하지 않고 받으려니 쑥스러웠지만 영상통화로 인사를 대신했다. 모인 세뱃돈은 증권계좌에 넣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20대뿐 아니라 어린 자녀들의 세뱃돈으로 주식 우량주를 사겠다는 30, 40대 부부들도 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미성년자 자녀들의 주식계좌 신청방법과 투자종목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

중구의 최모(45)씨는 "중학생 아들에게 주식계좌를 이미 만들어줬다. 적은 돈이지만 세뱃돈으로 투자할 회사와 종목을 함께 고민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되더라. 재테크 등 경제 교육도 할 수 있어 주위에서도 많이들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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