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나에게 딱 맞는 '음원 플랫폼' 찾는 법
[경향신문]
지난해 한국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 음악 콘텐츠 서비스는 무엇이었을까. 오픈서베이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1위는 유튜브(25.1%)였다. 전년도 1위인 멜론(23.7%)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음원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본다면 국내 업체 3곳(멜론, 지니, 플로)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안심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2일 한국 진출을 선언한 스포티파이를 비롯해 강력한 ‘개인화’ 기능을 내세운 해외 음원 플랫폼들이 연이어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
그렇다면 나에겐 어떤 음원 플랫폼이 잘 맞을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절대강자’는 나타나지 않은 상황.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했다. 플랫폼 별로 ‘이런 사람이 쓰기 좋다’는 추천도 간단히 덧붙인다.
■스포티파이
-장점 :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추천)’ 기능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비슷한 기능을 도입한 국내 플랫폼들이 이미 들어본 음악들을 돌려가며 권해주는 정도라면, 스포티파이는 내가 아직 들어보진 않았지만 좋아할 것 같은 음악들을 끊임없이 추천해준다. 그 원동력은 40억개가 넘는 ‘플레이리스트’에 있다. 한 곡을 선택하면 비슷한 분위기의 플레이리스트가 자동 생성되고(곡 기반 라디오), 매주 월요일 내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들을 장르별로 나눠 배달해주기도 한다(나만의 믹스). 스타벅스나 H&M같은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플레이리스트도 ‘구독’할 수 있다.
-단점 : 국내 가요 음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아이유, 임영웅, 지코 등 카카오M이 유통하는 가수들의 음원은 지원되지 않는다. 해외 스포티파이에선 대부분 들을 수 있던 가수들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발매된지 오래된 한국 가요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도 단점. 해외 스포티파이가 자랑하는 무료재생 옵션이나 패밀리·학생 요금제는 한국에선 지원되지 않는다. 국내 진출 전부터 IP(인터넷주소)를 해외로 우회해 스포티파이를 이용했던 매니아들에겐 오히려 ‘퇴보’인 셈.
-가격 : 1인용 개인 월 10900원(부가세 포함 11900원), 듀오 월 16350원(부가세 포함 17985원). 신용카드 정보 입력 시 3개월 무료 체험.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월 8000원 정도는 오로지 ‘음악’을 위해 쓸 수 있는 해외음악 ‘덕후’
■유튜브뮤직
-장점 :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라면 유튜브 뮤직을 ‘덤’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와 마찬가지로 한 곡이 끝나면 비슷한 곡을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빠른 선곡’, 내가 즐겨듣는 장르에 기반한 ‘나만의 믹스’ 등 개인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튜브 알고리즘과 연동되기 때문에 추천의 정확도가 꽤 높은 편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수제 플레이리스트’(유튜브 이용자가 직접 큐레이션한 영상), 각종 라이브 음원, 일반인 커버 유튜브 영상을 재생목록에 넣어 음원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유튜브뮤직 만의 장점.
-단점 : 유튜브 뮤직만 떼어놓고 봤을땐 아직까지 하나의 온전한 ‘음악 어플’로 사용하기엔 아쉬움이 많다. 국내 가요는 공식적으로 확보한 음원 수가 적고, 이때문에 가사가 지원되지 않거나 앨범·가수 정보가 부정확한 경우가 종종 있다. 다양한 라이브나 커버 영상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오리지널 음원을 검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재생목록을 만들 때 한 번에 여러곡 선택이 안되는 것도 소소한(?) 단점.
-가격 : 유튜브 프리미엄은 월 9500원(부가세 포함 10450원). 유튜브 뮤직만 별도로 구독할 경우 7900원(부가세 포함 8690원)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 영상을 즐겨 듣는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
■애플뮤직
-장점 : 가장 큰 장점은 ‘애플 생태계’에 최적화되어있다는 것.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의 연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어떤 기기로 로그인을 하든 내가 아카이브한 음악을 듣고 관리할 수 있다. 음악 전문가를 큐레이터로 섭외해 ‘검증된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등 음악 추천의 양과 질에도 공을 들였다. 최대 6명까지 사용 가능한 가족 요금제를 사용한다면 스포티파이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한국 스포티파이엔 없는 ‘실시간 가사 기능’이 지원된다는 것도 큰 장점.
-단점 : 국내 음원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2016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에도 고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기반한 플레이리스트 추천은 스포티파이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가격 : 개인 8900원(부가세 포함 9790원), 가족 13500원(부가세포함 14850원)
-이런 사람에게 추천? : 애플 기기로 둘러 쌓여있는 팝 음악 애청자
■멜론
-장점? : 국내 음원 플랫폼 1위라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 4000만개 이상 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국내 음원의 업데이트도 빠른 편이다. 아티스트나 앨범 관련 페이지마다 댓글 기능이 활성화돼있어 일종의 ‘팬 커뮤니티’로도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톡 프로필 음악 설정 등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이 돼있다는 것 장점. ‘음원 사재기’와 팬덤의 ‘스밍 총공’(스트리밍 총공격)으로 투명성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멜론의 인기 차트는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단점? : 해외 음악이나 클래식·재즈 등 장르 음악은 부족하다. 지난해엔 논란이 끊이지 않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hit 차트’를 도입해 집계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하지만 24시간 기준 1곡당 1인 1회를 재생한 건수만 집계하다보니, 이미 상위권에 진입한 곡들이 내려오지 않는 ‘고인물 차트’가 되어버렸다. 최근엔 ‘취향 중심 큐레이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앞세운 해외 플랫폼에 비하면 부족하다. 각종 통신사 제휴 혜택을 내세운 지니뮤직(KT), 플로(SKT) 등 국내 플랫폼으로의 이탈도 늘어나고 있다.
-가격 : 스트리밍클럽 7900원, 스트리밍플러스(오프라인 재생) 10900원
-이런 사람에게 추천? : 매장에서 국내가요 ‘탑100’ 차트를 스트리밍하는 자영업자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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