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백제 수도 사비(부여), 청년공예인 창작 클러스터 조성

김낙희 기자 2021. 2.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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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암면 규암리에 공방 등 15곳 들어서..금강변에 '랜드마크'화
청년공예가 대상 공모..점포 임대 창업 시 최대 3000만원 지원
오희영(오른쪽) 사비공예문화산업지원센터장이 '123사비’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로얄페이퍼하우스' 공예품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부여=뉴스1) 김낙희 기자 = “백제가 멸망 직전까지 123년간 수도였던 사비. 그래서 ‘123사비’로 프로젝트명을 정하고 강 옆 마을이라서 ‘백마강(금강) 바람이 담긴 공예마을’을 모티브로 삼았어요.”

‘123사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오희영 사비공예문화산업지원센터장(이하 센터·센터장)의 ‘청년공예인 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한 설명이다.

오 센터장은 충청남도와 부여군이 지원하는 이 사업을 통해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일원에서 청년 중심의 공예산업 활성화를 기획하고 있다.

40대인 그는 “경기 성남문화재단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관련 공모를 통해 2019년 12월부터 이 프로젝트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공예인 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시가지.© 뉴스1

◇청년공예인 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

2017년 충남 제3기 균형발전사업에 선정되면서 시작된 이 사업은 같은해 기본계획 용역을, 이듬해 지방재정 투자 심사 등을 거쳐 2019년 오희영 센터장의 합류 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센터는 그동안 규암리에서 Δ선화핸즈(나전칠기) Δ로얄페이퍼하우스(전통한지) Δ북토이(공예 협업) Δ나무모리공방(소품) Δ자온공예협동조합(섬유) 등 5곳의 공방 창업을 지원했다.

이들 공방은 규암리 내 빈 점포나 가옥을 임대한 뒤 공방 리모델링 비용으로 최대 3000만원씩 지원받았다. 다만 이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공방을 최소 5년은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이같은 방식으로 오는 4월까지 10곳을 추가 공모해 마을의 빈 점포 등을 채우고 인근의 옛 농협창고를 리모델링해 공예창작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 센터장은 “1차 공모로 5곳을 선정해 리모델링을 통한 공방 창업이 진행됐다”며 “곧 2차 공모 5곳, 3차 공모를 거친 4월께 5곳을 더 선정해 총 15팀이 마을에서 공방을 창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마을에 공방 15곳과 농협창고 공예창작센터에 스튜디오 형태의 공방 15곳 등 모두 30곳의 공방이 들어선다”면서 “공예창작센터의 설계가 끝나 곧 공사에 들어가 7월쯤 문을 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인근 금강 제방에 조성 중인 전망대 겸 아트큐브. © 뉴스1

◇공방 제품 한데 모아 전시·판매할 랜드마크 조성

센터는 올 연말까지 목표로 한 규암면 규암리에 총 30곳의 공방이 들어서면 ‘백마강 바람이 담긴 공예마을’로 본격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들 공방에서 생산한 공예품을 한데 모아 전시·판매할 목적인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청년공예가와 관광객을 위한 복합 레지던스(숙박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오희영 센터장은 “마을 인근 금강변 제방에 전망대를 만들었고 이 위에 아트큐브(컨테이너)를 올린다”며 “여기에서 마을 공방 제품의 전시 및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공방 관계자는 “아직은 영업 초기라서 마을 내에서만 판매가 이뤄져 매출이 오르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아트큐브 완공 전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마을에 젊은이들이 들어와서 무언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보기가 좋다”며 “이 마을은 한 때 극장이 있었을 정도로 번성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의 한 빈 점포가 123사비 프로젝트를 통해 리모델링 뒤 공방으로 탈바꿈했다. © 뉴스1

◇올 연말 공예마을 조성 끝나도 시스템 구축

오희영 센터장은 공예마을 조성을 마치게 될 오는 12월이 지나도 이곳에 남을 생각이다.

그는 “제가 유치한 청년공예가 등을 계속 도울 수 있는 역할을 찾겠다”면서 “청년공예가들과 함께 만들고 있는 이 시스템을 구축해 결실을 보는 게 바램”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에 대해선 “보통 이런 사업을 추진할 때는 지자체에서 지원 등에 신경을 쓰고 준비를 해 준다”며 “조성 이후 후속에 대비한 정책이 없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공예가들이 부여를 떠나지 않고 여기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어떻게 이들을 지원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다.

그는 끝으로 “이 마을의 방향성인 ‘여행이 가능한 공예마을 규암’을 위해선 이 시설에 들어온 사람들을 지원하고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한 만큼 지향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luck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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