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앞뒀지만 발길 끊긴 대학가 상권 암울..상가·원룸 '텅텅'

김준범 2021. 2. 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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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주인은 텅 빈 가게를 바라보며 연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 원룸 주인은 "1년 전 이맘때쯤 월 35만원짜리 원룸을 모두 계약했지만, 올해는 계약을 2건밖에 못했다"면서 "방값을 10만원 빼준다고 해도 들어오려는 학생이 없다"고 말했다.

손님을 원룸 주인들에게 빼앗긴 대학가 공인중개사들은 구청에 '불법 중개'라며 민원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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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주요 대학 세 학기 연속 온라인 수업 준비
대학 상권 발길 '뚝' [촬영 김준범]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살던 집을 팔아 가게 월세를 내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충남대학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주인은 텅 빈 가게를 바라보며 연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새 학기 개강을 3주가량 앞두고 북적거려야 할 대전 대학가 상권에 적막감만 흐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지역 대부분 대학이 다음 학기에도 제한적 대면 수업을 준비하고 있어 상인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궁동에서 만난 또 다른 음식점 주인은 "매출이 부진한 정도가 아니라 폭망한 상태"라며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전의 20%만 나와도 괜찮다고 말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음식점만 아니라 미용실, 헬스장, 노래방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 폐업 직전"이라며 "1년 전만 해도 권리금 1억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음식점 주인이 최근 권리금 없이 가게를 내놓는 등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문 닫는 가게 [촬영 김준범]

실제로 대학가 상권 곳곳에서 임대 현수막이 걸린 상가를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

대학가 원룸촌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방이 없어서 학생들이 발을 굴러야 했지만, 올해는 원룸 주인들이 직접 '학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거리로 나선 주인들은 "직접 계약하면 부동산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며 방을 구하는 학생들을 붙잡고 있다.

한 원룸 주인은 "1년 전 이맘때쯤 월 35만원짜리 원룸을 모두 계약했지만, 올해는 계약을 2건밖에 못했다"면서 "방값을 10만원 빼준다고 해도 들어오려는 학생이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학생을 앞에 두고 방을 먼저 보여주겠다며 원룸 주인 간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손님을 원룸 주인들에게 빼앗긴 대학가 공인중개사들은 구청에 '불법 중개'라며 민원을 넣기도 한다.

상가와 원룸이 텅텅 비면서 지난해 초보다 가격을 수천만원 내린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대학 상권은 암울 [촬영 김준범]

한 공인중개사는 "대학 상권이 붕괴 직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상인들은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면서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상권이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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