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정의당의 숨은 5%, 어떤 서울시장을 선택하나

김달중 기자 2021. 2.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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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지지층 40.9% '여당 후보 당선' vs '야당 후보 당선' 44.6% 팽팽
야당 후보 중에선 금태섭 15.0%, 안철수 14.9%로 높아..양자대결시엔 박영선 우세

[편집자주]'뉴스1'의 '오차범위'는 한 주 동안 발표된 여러 정치 관련 여론조사들 가운데 주말에 다시 한번 짚어볼 만한 내용을 쉽게 정리해 전달하는 코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을 뽑는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곧바로 달아오를 20대 대선 경선 등 일련의 정치일정 속에서 독자들이 정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달중 기자 = 정의당이 4·7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이들 지지층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선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정의당 지지층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진보정당인 정의당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과 함께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비판해 온 정의당의 분위기상 제3의 후보로 기울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의당은 지난달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태 이후에도 지지율 변동폭이 크지 않다. 당 지지율은 뉴스1-엠브레인퍼블릭의 8~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4.2%로, 한국갤럽이 실시하고 있는 정례조사에서 성추행 사태 이전의 5%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정의당의 지지율은 5~7%를 오르내렸다.

그렇다면 정의당 지지자들의 다른 정당 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먼저 자신이 정의당 지지자라고 응답한 이들에게 이번 보궐선거의 의미를 묻자 40.9%가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보다 3.7%p 많은 44.6%의 지지자들은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이다.

'서울시장감으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정의당 지지층 가운데 42.7%는 여당 후보를 택했다. 세부적으로는 박영선 예비후보 34.4%, 우상호 예비후보 8.3%였다.

야권 후보들 가운데 정의당 지지자들이 가장 선호한 후보는 무소속인 금태섭 예비후보(15.0%)와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14.9%)였다. 국민의힘의 오세훈 예비후보(2.9%), 나경원 예비후보(2.4%)는 미미했다.

그렇다고 제3의 군소정당에 기대를 거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 등 기타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의미있는 조사 수치로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다만 지지할 후보가 없다거나 모르겠다는 대답은 22.2%에 달해 민주당(14.5%) 지지층이나 국민의힘 지지층(8.5%)에 비해 많았다. 정의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여론조사 수치로 볼 때 정의당 지지층은 일단 양분된 상태로, 누가 본선에서 대결을 벌이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야권 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선, 야권 승리에 기대를 건 44.6%를 포함한 정의당 지지자들은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후보 중 안철수 후보로 쏠렸다. 나경원과 안철수의 양자대결을 묻자 응답자 56.4%가 안 후보를 택했다. 나 후보는 9.4%에 불과했다. 같은 방식으로 오세훈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정의당 지지층 51.7%는 안 후보를 택했다. 오 후보는 21.2%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선거 의미로 여당과 야당 후보의 당선을 두고 오차범위 내 팽팽하게 갈렸던 정의당 지지층(여당 당선 40.9% vs 야당 당선 44.6%)이 구체적인 여야 후보간 양자대결을 묻자 여당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이다.

정의당 지지층이 야권 단일후보로 선호한 안철수 후보는 박영선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정의당 지지층으로부터 24.5%의 지지를 얻어, 50.6%의 박영선 후보의 절반에 그쳤다.

정의당 지지층 중 금태섭 후보 등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을 안 후보가 본선에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 후보 지지자가 정의당을 포함한 중도·진보진영에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금 후보가 참여하는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이 야권 후보단일화 효과로 제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정의당 지지층의 본선 선택시 여당 후보 선호 경향은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후보와 맞설 경우에 더 심해졌다. 정의당 지지층 63.7%가 박영선 후보를 지지했고, 나경원 후보는 17.6%에 불과했다. 또 오세훈 후보와의 대결구도에서도 62.8%가 박 후보를 택했지만, 오 후보는 17.3%였다.

하지만 양자대결이라고 무조건 여당에 힘을 보탠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결과도 있다. 우상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대결이 펼쳐질 경우를 가상했을 때 정의당 지지자 23.4%만이 우 후보를 선호했다. 오히려 안 후보를 택한 이들이 41.3%에 달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3일 통화에서 "당대표 성추행 사태 이후 정의당 지지층의 생각이 아직은 상당히 복잡한 것 같다"면서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당이 처한 상황이 교차하면서 범여권에 전폭적으로 쏠리지 않는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분석전문가는 "정의당 지지층이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일단 2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며 "후보 자체가 진보적 의제를 던지는 등 매력이 있거나 아니면 보수 야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라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 구도에서 승산이 다소 높은 박 후보에게 조금 더 쏠림 현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정의당 지지층이 실제 투표장으로 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궐선거는 의무적인 휴일이 아니어서 투표 참여율이 낮은 편"이라며 "박빙의 선거구도가 펼쳐진다면 정의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지방선거가 아닌 보선이라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면접조사(무선전화 100%)로 실시됐다. 오차보정을 위해 지난 1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통계기준으로 인구비(성·연령·지역)에 따른 사후 가중치를 부여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d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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