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기흥도 10억대..이러다 강남 50억? '미친 부동산' 정상화는?
공급 현실화 불투명 속 아파트값 역대급 상승 지속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정부가 기대 이상의 공급 물량을 약속하며 2·4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 속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83만 가구, 서울에는 32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지만 아직은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증폭돼 기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월세와 전세 시장은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2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2월 첫째주 수도권 주요 1급지 아파트값의 상승률은 대부분 한주 새 1%대 안팎으로 상승했다.
경기 용인시 아파트값은 0.90%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원시도 0.77%의 상승률을 보였다. 성남시의 경우 한주 새 1.08% 상승했는데 2년5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 1월 처음으로 13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서울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주요 지역의 집값이 연쇄적으로 반응하고 있고 이에 경기도도 처음으로 8억원대로 올라섰다.
실제 최근 경기 용인과, 성남 분당, 과천 등 서울이 아닌 주요 지역에서도 실거래가 10억원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러다 '강남 아파트 50억원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더샵'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2일 10억원(25층)에 거래됐다. 의왕시 포일동 '포일숲속마을3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달 16일 10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일산과 성남, 평촌 등에서도 상승폭이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일산의 경우 지난해 말 일산동구 장항동의 신축 단지 ‘킨텍스 원시티 3블록’ 전용 84.65㎡가 14억원에 거래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84㎡는 지난달 24억 1000만원에 거래되며 전 거래가 대비 2억원 상승했다.
서울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34주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2·4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거래 절벽이 우려됨에 따라 신축 아파트가 급격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호가는 33억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이 주택형은 지난 1월 32억원에 손바뀜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허탈한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2·4 부동산 대책이 아직까지는 해결책이 되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약속한 물량이 언제 공급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공사가 이뤄지더라도 아파트의 경우 3~4년, 부지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실제 공급은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 공급하기로한 32만 가구가 제대로 공급될지도 의문이다. 신축매입 2만5000가구와 비주택 리모델링 1만8000가구를 제외하면 확실한 공급 물량이 아직은 없다. 대부분이 땅 주인과 집주인, 세입자의 입장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국민도 이번 대책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이번 대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53.1%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요동치는 집값을 잡고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는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속도감있게 추진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공급 대책의 원활한 추진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 공급이 대폭 늘어난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고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경우 무주택자의 심리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주택공급 방안을 곁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해당 대책으로 문제가 해결될 현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분간 집값 안정화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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