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부산은 '인프라' 화두..가덕도신공항 vs 한일해저터널 '맞불'

김희준 기자 2021. 2. 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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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 가덕도 카드 꺼낸 與, 아젠다 뺏긴 野 한일터널 꺼내
"세부계획 없는 가덕도신공항·한일해저터널 선거용 소진 문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이 9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 신공항 현장시찰 중 발언하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부산=뉴스1) 김희준 기자 =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인프라공약이 치열하다. 2016년 확정된 김해공항 확장안을 접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힘은 한일해저터널로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십조원 이상의 국민세금으로 충당되는 인프라 사업을 선거용 소재로 활용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김해신공항 재검토 후 민주당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만지작'

13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시를 비롯한 경남권 지자체의 숙원사업이다. 지난해 국무총리실의 중재와 전문위원회를 통해 김해신공항안의 원점검토가 결정되면서 이미 대세는 가덕도신공항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민주당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달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26일 가덕도신공항과 관련한 특별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부산을 방문해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부산에 총출동한 것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굳은 의지를 부산 시민 여러분께 확실히 보여드리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일해저터널은 지난 1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해 제시한 공약이다. 부산과 일본을 해저터널로 잇는다는 내용이다. 세부적인 내용보단 선언적인 의미에 가깝지만 국민의힘이 제시한 공약에 야권 지지층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의 향방은 상대적으로 준비기간이 길었던 가덕도신공항에 보다 우호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1%는 '찬성'(매우 찬성 32.2%, 찬성하는 편 37.9%)한다고 답했다.

반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응답 22.2%(매우 반대 8.3%, 반대하는 편 13.9%), '모름·무응답'은 7.7%에 불과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추진을 위해 서명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국민의힘 "가덕도 받고 한일해저터널 추가"…인프라공약 '맞불'

가덕도신공항과 달리 한일해저터널에 대한 의견은 찬반이 팽팽하다. 한일해저터널은은 여론조사에선 반대 46.5%(매우 반대 24.8%+반대하는 편 21.7%), 찬성 41.2%(매우 찬성 10.4%+찬성하는 편 30.8%)를 나타냈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해 부산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모씨(56)는 "가덕도신공항이 되면, 아무래도 부산에 돈이 좀 돌지 않겠나"며 "부산은 이제 공무원, 관광산업 아니면 젊은이들이 구할 수 있는 직장이 없다"고 했다.

부산 사하구 주민인 김모씨(44세)는 "너무 눈에 띄게 선거용이란 생각이 든다"며 "어렵게 결정한 김해공항을 틀어 가덕도를 선택한다는 것은 또 금방 바꿀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여당이 부산시장 선거에 진다면 과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관철되겠냐는 설명이다.

서면에서 만난 이모씨(42)는 "여야 모두 선거용 공약인 게 티가 난다"며 "특히 한일관계가 여전히 불편한데, 국민의힘이 가덕도에 더해 구체화한 계획안도 없이 한일해저터널까지 주장하는 것은 너무 속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덕도나 한일해저터널 모두 국민세금으로 지어질 것이 뻔한데, 이렇게 선거용 단기소재로 제시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허모씨(68)는 "일본과 부산은 지리적으로 밀접한 관계"라며 "해저터널이 놓이면 관광경제 등 여러 면에서 상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전문가들 "가덕도신공항·한일해저터널, 세부계획·실행전략 부재"

부산시장배 '여야 인프라 공약대전'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가덕도신공항과 특별법 추진에 대해 "예타대상 사업을 선정할 때도 대부분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친 사업을 선택하는데 현재 가덕신공항은 밑그림도 없이 어떻게 수조원의 사업을 추진하는 셈"이라고 했다.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수도 “이런 식으로 추진하면 견제 장치나 여과 기능이 없어져 엄청난 예산 낭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일해저터널의 경우 일본정부의 협조를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입장이 지배적이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혼슈와 홋카이도를 잇는 세이칸터널을 건설한 뒤 엄청난 유지보수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일본이 경제성, 실효성 모두 검증되지 않은 한일해저터널에 관심을 둘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도시건축가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철도나 터널 등은 시작점과 종점이 중요한데, 한일해저터널이 놓이면, 유라시아 철도와 아세안 하이웨이 사업에서 우리 스스로 시·종점 위치를 부산에서 일본으로 넘겨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모호하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현재 김해신공항에 대해 근본문제가 있다고 해서 법제처의 의견을 구해놓은 상태로 그 결과를 보고 후속조치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결정되면 부처입장에선 따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일해저터널에 대해선 "야당에서 밝힌 선거 공약에 대해 정부부처가 평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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