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반환점..심재철 지휘 정관계 수사 어디로 가나

김도엽 기자 2021. 2.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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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로비 의혹' 내달 공판 재개..與인사 수사중
판매사 정조준..사기적거래·부당거래 추가기소하나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4.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1조6000억원대의 펀드 환매 중단으로 대규모 손실을 낳은 '라임 사태'와 관련한 핵심 인물들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으며 반환점을 넘었다. 향후 수사·재판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에서 제기한 '정관계 로비 의혹'과 펀드 판매사들의 사전 부실 인지 후 판매, 공모 여부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검사 로비 명목으로 3억여원을 건넸다고 지목한 검찰 수사관 출신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21일 A씨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통해 업무용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으나 3개월여가 지나도록 사법처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건넨 횟수와, 건넨 장소 등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압수수색 직전 A씨가 휴대전화를 폐기해 추가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봉현 전 회장과 나모 검사, 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의 첫 공판기일은 다음달에 열린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2월 현직 검사 3명이 참석한 부적절한 술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며 나 검사를 기소했다. 다만 같이 술자리에 있었던 다른 검사들에 대해서는 수수 금액이 100만원 미만이었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불기소 처분했다.

이와 별도로 정치인 관련 조사는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의 진술 등에 따르면 금품수수 등의 혐의 수사 선상에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올라있다.

정치권의 연결고리 의혹을 받는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공판은 다음달부터 재개된다. 이 자리에는 김 전 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회사 자금 192억원을 횡령하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관련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밖에도 라임펀드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국민의힘 충복도당위원장)의 2차 공판도 다음달 열린다.

다만 나머지 정관계 인사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붙을지는 미지수다. 전임인 이정수 남부지검장이 정권 관련 사건 수사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검찰 내부의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심재철 신임 검사장의 행보도 전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심 지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 김봉현 전 회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라임펀드 판매사들에 대한 수사도 끝이 난 것이 아니다.

사건 본류인 금융범죄 수사도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라임펀드 판매사인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우리은행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판매사들이 펀드 사기에 공모해 부실 운용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부 판매사는 판매사들의 요청에 만들어진 이른바 OEM 펀드(주문자상표부착생산)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수익 구조를 설계해 손실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 신한금투와 대신증권에 직원 관리감독 소홀을 문제로 사기적 부정거래·부당권유 행위의 양벌규정으로 기소했다. 펀드의 사기적 부정거래와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법인의 형사책임을 물어 기소한 최초의 사례다.

아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KB증권과 우리은행도 펀드 담당자들이 책임에서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이들 담당자들을 기소하면서 신한금투와 대신증권과 같이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도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부실 발생 여부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까지 보고됐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상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검찰이 KB증권과 우리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이 없다"라며 "수사 결과를 토대로 즉각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직 검찰이 추적 중인 인사들도 있다. 도피 중인 라임 연루 인사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과 에스모 실소유주인 이모 회장 등이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으로부터 약 350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검찰은 이 중 상당액을 김 회장이 행령했다고 보고 있다. 김영홍 회장은 김 전 회장이 지목한 라임 사태의 '실제 몸통'이기도 하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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