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해외연수가겠다고 증액을?..민의 대변 기관 맞나요?
[앵커]
지방의회의 방만한 해외경비 집행 사례들이 도마에 오르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KBS가 경남지역 18개 기초의회의 올해 예산안을 분석해봤더니, 해외연수 예산을 줄이는 커녕 오히려 늘린 곳들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극심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 주민 대표기관인 의회가 주민의 고통을 알기나 한 건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창녕군의회가 올해 해외연수와 국제행사 참석을 명분으로 편성한 예산은 4천400만 원.
지난해보다 14%, 550만 원을 늘렸습니다.
창녕군의회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창녕군의원/음성변조 :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그런 부분들도 있었고 인상 부분은 크게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는 없고….”]
김해시의회도 올해 해외연수 예산을 1억 원 넘게 책정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천5백만 원가량 늘렸습니다.
수행 공무원 여비 예산만 3천600만 원에 이릅니다.
[김해시의회 관계자 : “기준을 맞춰서 편성하다 보니 했고, 최근 3개년의 당초예산의 기준에 의해서...”]
경상남도의회와 나머지 11개 시·군은 관련 예산을 증액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규모로 짜놨습니다.
코로나19 기세가 꺾이면 언제든지 해외연수를 가겠다는 겁니다.
[○○시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편성은 이렇게 해놓고 혹시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하고 하니까 변화가 생기면 연수를 가시겠죠.”]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농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조성봉/자영업자/경남 창원시 사림동 : “지방의회에서 지원을 못 할망정 자영업자들 세금을 뜯어서 그걸 해외연수 예산으로 늘린다는 건 진짜 천지개벽할 노릇입니다.”]
경남지역 기초의회들은 2017년에도 관광 일색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와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2019년엔 의원들의 연수보고서가 표절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지방의회 해외연수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와 대책 마련 요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송광태/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관행처럼 다녀오는 집단 해외연수가 아니라) 집행기관처럼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해외 출장을 가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철저한 사전심사와 결과 보고서 공개, 사후검증 강화 등을 통해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방의회 무용론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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