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면 공공개발 제외.."가만히 있어도 오르는데?"

계약날짜 변경 꼼수까지..2·4대책 헛점 논란
"대책 발표 후 분위기 조성 필요"..가격상승 지역 제외 쉽지 않을 듯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요즘 같은 시기에 가만히 있어도 집값이 오르는데 우리 단지는 공공개발을 못하는건가요?"

정부가 공공개발 후보지의 투기세력 유입을 막기 위해 집값이 오른 지역은 개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나온 반응이다.

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금청산을 피하고 분양권을 받기 위해 공공개발 대상 주택을 매입한 후 신고할 때 계약날짜를 대책발표 이전으로 변경하면 된다는 꼼수까지 등장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2·4대책을 통해 실거래 내역을 면밀히 점검해 최근 거래 가격 또는 거래량이 예전보다 10~20% 상승하는 경우 개발 대상지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공공재개발 등에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도 가격상승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사업선정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문제는 이같은 정부의 규제가 공공개발을 희망하는 지역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공공개발을 원하는 단지가 나오더라도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에서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이와 관련해 문의 글이 이어졌다. A씨는 "요즘 같이 가만히 있어도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 10% 올랐다고 개발대상 후보지에서 제외한다면 어떻게 (공공개발에)참여를 할 수 있느냐"며 "집값은 정부에서 올려놓고 억울하다"고 했다.

또 향후 공공개발이 추진될 경우 정부 대책 발표일인 2월4일 이후 매입한 주택은 우선분양권 대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고 밝히자 계약 날짜를 바꾸면 된다는 꼼수까지 등장했다.

계약날짜를 4일 이전으로 수정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매도자와 매수인이 합의하에 계약날짜를 수정하면 된다는 편법까지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자 시장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B씨는 "2월6일 가계약금을 입금했는데 나중에 제가 산 집이 공공개발되면 현금받고 나가야 되는 것이냐"며 "부동산에 계약일자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거부 당했다"고 토로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정부의 투기방지책에 대해 "과열 내지 단기간 가격 불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실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책 발표 이후에도 분위기 조성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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