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현미경] 동학개미 '최애주' 삼성전자..언제 다시 달릴까
"슈퍼사이클 현실화되면 재차 상승..최근 D램 고정가 상승 시작"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올해초 코스피 지수의 사상 최고 행진을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주춤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는 두달이 넘는 상승 국면에서 지난달 최고점을 찍은 후 한달간 하락 곡선을 탔다.
그러나 증권가는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둔다. 그동안 기대감이 반영됐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현실화되고 실적개선이 가시화되면 다시금 상승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는 9만1000원에서 8만1600원으로 10.3% 하락했다. 지난달 11일 장중 9만6800원까지 오르며 '10만전자'를 노리기도 했으나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도 비슷하다. 지난달 8일 13만8000원으로 종가 기준 최고점을 경신한 후 12만6000원으로 8.6% 하락했다.
두 종목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두달반에 걸쳐 급등세를 타며 '삼천피' 시대 개막을 견인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해 10월말부터 1월 고점까지 각각 60.7%, 72% 급등했다.
이들의 상승세를 이끈 주체는 개인투자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도체주를 향한 동학개미들의 러브콜도 계속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올해들어 불과 40일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2조980억원, 9572억원 쓸어담았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를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다. 지난해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9조5951억원, 8719억원 순매수한 바 있다.
특히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가 하락세를 타는 중에도 8조2951억원을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도 9028억원 담았다.
개인의 매수세가 계속되면서 주가 하방을 받치고 있지만 지난달 삼성전자를 담은 투자자 사이에서는 '고점에 물린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면, 향후 기대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도 재차 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가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10만3400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26.7% 상승 여력이 남았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평균은 15만5708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23.5% 높다.
올해 양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각각 45조9699억원, 9조916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27.7%, 9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에는 D램 현물가격에 이어 고정거래(기업 간 대량 거래)가격도 상승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작의 신호탄이 울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PC DDR4 8GB의 고정가격은 24.8달러에서 26달러로 4.84% 올랐고, 서버 DDR4 32GB의 가격은 110달러에서 115달러로 4.5% 상승했다. 이같은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물가격이 12월 고정가 대비 20% 이상 높은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고정거래가격도 기존 예상(1분기 상승)보다 빠른 1월부터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PC 수요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버의 경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일단락된 상황이므로, 디램 고정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급등세에 따른 차익실현이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에도 지속될 언택트(비대면), 메타버스(가상현실) 확산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면서 "반도체 사이클은 올해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 들었기 때문에 여전히 긍정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수요, 클라우드 수요, 통신사들의 에지 컴퓨팅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서버 D램 가격 상승 폭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D램에 더해 낸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과 달리 낸드 업황 회복에 대한 주식시장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면서 "그러나 최근 1분기 낸드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낸드 수요 회복 시그널이 발생했다. D램에 이어 낸드도 수요 증가, 공급 제약 구조로 전환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3분기부터 낸드 업황도 강하게 반등할 전망"이라며 "D램에 이어 낸드 업황이 반등하는 구간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식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인텔 인수 효과로 밸류에이션 상승과 실적 상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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