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이중가격' 고착화..신규-갱신 전셋값 2배까지 벌어져

김동규 2021. 2. 1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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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 76㎡ '신규전세 10억원' VS '갱신계약 4억3천만원'
관악푸르지오 전세 2년전 3억5천만원에서 지금은 5억원으로 뛰어
'전세는 없네?' 더 움츠러든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전셋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같은 단지의 같은 평형 아파트 전셋값이 최대 2배까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재계약이 가능한 기존 세입자들은 새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보증금을 5%만 올려주면 되지만, 신규 세입자들은 크게 뛴 전셋값을 대기 위해 신용대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여의치 않은 경우 더 저렴한 집을 찾아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은마 76㎡ 신규전세는 10억원, 갱신거래는 4억3천만원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와 새 전셋집을 얻는 경우 보증금 차이가 최대 2배까지 벌어지는 단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학군·교통 등을 이유로 실거주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학군 지역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79㎡는 지난달 15일 보증금 10억원(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은 가장 최근인 이달 8일 보증금 4억3천50만원(1층)에 계약이 성사됐는데, 한 달 사이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에 대한 전셋값 차이가 2배 넘게 벌어진 것이다.

4억3천50만원은 4억1천만원에서 5%(2천50만원)를 인상한 값으로, 이 거래는 2년 전 4억1천만원에 맺었던 전세 거래를 갱신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이달 3일에도 4억9천350만원(4억7천만원에서 5% 인상)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을 비롯해 4억원(11층), 4억1천만원(5층) 등 계약 갱신으로 보이는 거래가 이어졌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중소형 59.97㎡도 이달 3일 보증금 12억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며 올해 가장 높은 금액에 계약서를 썼다.

이 거래는 신규 거래로 보이는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6억9천만원(22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이 역시 보증금 차이가 2배에 가깝다.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1단지 83.06㎡의 경우 이달 4일 10억원(19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달 13일 5억4천600만원(17층), 18일 5억5천650만원에 거래된 전세 계약보다 2배 가깝게 비싼 값이다.

지난달 5억원대 전세 계약들은 기존 5억2천만원, 5억3천만원에서 5%씩(2천600만원, 2천650만원) 보증금을 올린 것임을 알 수 있다.

초고가 전세의 경우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대형 평형인 194.45㎡가 이달 2일 보증금 28억원(1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역대 최고 전셋값 기록을 다시 썼다.

해당 평형 전세는 지난달 17일 보증금 17억8천500만원(15층)에 계약됐는데, 이는 17억원에 5%(8천500만원)를 더한 값과 같다. 두 거래 간 가격 차이가 2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불과 보름 사이 같은 평형 아파트를 두고 10억원 넘게 차이 나는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관악구 전세도 2년전 3억5천만원, 지금은 5억원…서민 시름 깊어져

강남권 다음으로 고가 주택이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나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이런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 84.3㎡는 이달 5일 12억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해당 평형은 이보다 나흘 전인 1일 7억8천750만원(8층)에,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7억4천500만원(10층)에 각각 전세 계약서를 써 '이중 가격' 현상이 관측됐다.

성북구 길음뉴타운3단지푸르지오 84.97㎡는 지난달 19일 보증금 3억1천500만원(13층)에 계약갱신이 이뤄졌는데, 지난달 9일에는 6억원(5층)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어 신규-갱신 거래간 전셋값 차이가 2배가량 났다.

서울 매봉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서구 등촌주공아파트 41.85㎡는 지난달 11일 1억6천만원에 5%(800만원)를 더한 보증금 1억6천800만원(3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고, 열흘여 뒤인 22일 3억9천만원(3층)에 전세 계약이 성사돼 역시 전세 보증금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졌다.

관악구에서도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59.58㎡ 전세가 이달 6일 5억원(23층)에 계약되는 등 최근 전셋값이 크게 뛰며 호가가 5억원 수준으로 올랐는데, 올해 들어 3억5천만원에 5%를 더한 금액인 3억6천75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쓴 사례가 3건 나왔다.

계약 갱신을 통해 보증금을 2천만원 이내로 올린 가구는 집 걱정을 덜었겠지만, 새로 이 아파트 거주를 희망하는 가구라면 기존보다 1억5천만원가량 뛴 전셋값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학군과 직장 등을 이유로 서울에 전세 수요는 여전한데 전셋값은 떨어지지 않아 새 전셋집을 구하려는 서민들의 주거난이 우려된다. 오른 전셋값을 대지 못하는 경우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수도권 역시 전셋값이 많이 올라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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