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웨이 스마트폰 공백 노렸지만..주인공은 애플·샤오미·오포
삼성전자, 유럽·아시아·북미 시장서 흔들
中 업체들은 화웨이 공백 빠르게 흡수
"갤S21 선전 기대…하반기 폴더블폰 3종 출시"
삼성전자가 화웨이 스마트폰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여의치 않다. 애플과 함께 중국의 샤오미와 오포 등이 화웨이가 차지했던 스마트폰 수요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주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유럽·아시아·북미 등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기며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유럽 시장을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12 시리즈에 밀린 결과다. 카날리스가 최근 발표한 유럽 시장 스마트폰 집계를 보면 4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42%나 감소했다.
이 수요를 애플, 샤오미, 오포가 나눠 가졌다. 애플은 4분기 아이폰12 출시 효과로 출하량이 전년보다 9%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은 32%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출하량은 9% 하락하며 점유율 2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애플보다 더 무서운 건 샤오미와 오포의 성장세다. 샤오미는 4분기 전년 대비 출하량이 34% 증가하며 유럽 시장 점유율 15%를 기록했다. 오포의 4분기 점유율은 3%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출하량이 무려 186%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는 애플이 약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중국에서 전년보다 5%포인트 성장하며 4분기 시장 점유율을 16%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화웨이(-3%), 비보(-22%), 오포(-26%), 샤오미(-15%) 등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과거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점유율 0%대로 기타로 분류되고 있다. BCI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중국 시장점유율에서 오포가 20%대 초반 점유율로 화웨이를 제치고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0.8%로 9위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인 인도 시장에서는 지난해 샤오미가 26%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가 21%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과 비교해 샤오미와 1%포인트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순위권에는 비보(16%), 리얼미(13%), 오포(10%) 등 모두 중국 기업들로 추격이 거세다.
새롭게 떠오르는 동남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3분기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4개국을 합산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오포가 20%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19%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24%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아이폰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어떨까.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아이폰12 출시가 예년보다 연기된 틈을 타 반짝 1위를 차지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3.7%로 점유율은 전 분기(27.3%)와 전년 동기(27.0%)보다 약 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4분기 아이폰12가 나오고 다시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준 것으로 추정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하는 동안 애플은 무려 14% 성장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주요 시장에서 흔들리자 전 세계 점유율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IDC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지만, 4분기에는 애플에 자리를 넘겨줬다.
카날리스 통계에서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6200만대가 판매돼 시장 점유율 17%를 기록하며 2위로 하락했다. 애플은 아이폰12의 전체 출하량이 8180만대로 점유율 23%를 기록했다. IDC 집계에서도 애플은 4분기에만 9010만대를 팔아치우며 7390만대를 판 2위 삼성전자를 크게 따돌렸다.
올해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1과 함께 ‘갤럭시A12’ 등 중저가폰 출시 확대 등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올해 최소 3종의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당장 올해 1분기 추이는 청신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의 국내 판매 실적(1월 29일~2월 8일)을 집계한 결과,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11일간)에 약 30% 증가했다.
해외 판매량도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163억달러(약 18조원)를 기록, 2018년 1월(176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갤럭시S21이 예년보다 이른 1월 조기 출시한 효과다. 실제 품목별로 보면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에 따른 휴대폰 수출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휴대폰 수출액은 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3%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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