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설 민심, 박영선 안철수 '장군멍군'..야권 후보 단일화가 관건
설 직전 여론조사, 박영선 안철수 40%대에서 혼전
국민의힘 후보로는 박영선 상대 우위 아무도 없어
야권 단일화 후보 선호도, 안철수>나경원>오세훈 순서
오는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범여권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범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과 안 대표가 여야의 대표선수로 서울시장 본선에 오를 경우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가상대결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야권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던 선거 양상이 설 명절 전후 혼전 양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이후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다만,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사이의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박영선 전 장관이 넉넉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가 어떤 형태로 결론나느냐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안 대표의 본선 경쟁력이 야권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설 전후 여론조사. 안철수 박영선 ‘장군멍군’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설 연휴 전후 MBC와 SBS에서 공개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전 장관과 안철수 대표는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지난 10일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8∼9일 18세 이상 서울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야 모두 단일화에 성공할 것을 가상한 양자대결에서 박 전 장관은 41.9%, 안 대표는 41.4%의 지지율을 얻었다. 박 전 장관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p) 안에서 미세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1일 SBS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일화 성사를 전제로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대표 43.5%, 박 전 장관 40.9%의 지지율을 얻었다. MBC 조사와 달리 안 대표가 박 전 장관을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p) 내에서 앞섰다.
야권 단일 후보가 국민의힘 소속일 경우 박 전 장관은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MBC조사에서 박 전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경선후보의 대결은 46.0% 대 33.7%, 박 전 장관과 국민의힘 오세훈 경선후보의 대결은 45.3% 대 36.1%로 집계됐다. SBS 조사에서는 박영선 대 나경원 43.7% 대 33.7%, 박영선 대 오세훈 45.1% 대 33%로 박 전 장관이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영향력은 박 전 장관보다 작았다. 우상호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엔 안 대표, 오 후보에겐 각각 15.4%포인트, 10.8%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나 후보와는 33.9%(우 후보) 대 37.9%로 오차범위내 격차로 나타났다. SBS 조사에서도 우상호 대 안철수 가상대결에서는 33% 대 46.9%로 안 대표가 크게 앞섰고, 나경원, 오세훈 후보와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우세하고, 여당 측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가 이슈가 됐음에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박 전 장관을 앞서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힘 후보, 아무도 박영선 못 이겨…야권단일후보 안철수 1위
실제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후보로의 야권 단일화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 조사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안 대표 27.3%, 나 후보 15.1%, 오 후보 13.1%, 조은희 서초구청장 4.4%, 금태섭 전 의원 2.9%, 오신환 경선후보 1.2%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SBS조사에서는 안철수 대표 27%, 나경원 후보 15.5%, 오세훈 후보 11.8%, 금태섭 전 의원 4.3%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지난 1월말 박영선 전 장관의 출마 선언 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공룡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 논란과 여당 소속이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태와 맞물려 선거초반 야권에 10%p 이상 뒤졌던 박영선 장관의 지지율이 40%대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박 전 장관의 지지율은 이달 초 30%중반에서 40% 초반으로 올라온 반면,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은 40%중반에서 40%초반으로 내려오는 분위기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안 후보와 국민의힘 사이의 신경전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야권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야권은 후보단일화를 최대한 매끄럽게 마무리해야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내다볼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야권은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사이의 제3지대 단일화에 이어, 국민의당 경선 승리 후보와의 2단계 단일화를 거쳐 최종 단일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그 힘으로 안 후보와 단일화에 승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대표는 민주당 후보와의 여론조사 우위를 내세워 야권 지지층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안 대표가 잇따른 단일화 과정에서 본선 경쟁력을 얼마나 보여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TV토론 등에서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얼마나 보여줄 지가 핵심 고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 컨설턴트는 "지난 2017년 대선 TV토론 등을 거치며 안철수 후보에게는 ‘토론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굳어져있는 상황"이라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물론이고, 보궐선거 본선에서 안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이미지를 떨쳐버릴 수 있는 반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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